4월도 2/3이나 지난 시점에 이제야 3월 달 독서에 대한 결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작 '한다 한다' 하다가, 아침에 읽은 한 구절로 인해서, 이제야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연말 재고 조사에는 장점이 있다. 결산을 하고 좋은 일을 다시 떠올려 보고 새해 결심을 한다. 심지어 작은 것들과 작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도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220p.)
저녁·주말·월말·연말 모두 다 결산을 하겠다고 언젠가 결심을 했었습니다. 결심 뿐, 실행은 미진했습니다. 이렇게라도 작은 실행을 합니다. 좋은 일을 다시 떠올린다는 것. 새로운 결심을 한다는 것. 작은 일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것. 그것이 결산의 의미라는데 공감하면서 말이죠.
3월에는 11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개학을 하고 책 읽을 시간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지난달보다 많이 읽었습니다만, 컴퓨터에 시간을 많이 빼앗겨서 흡족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달에는 스스로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하려고 합니다.(잘 되려나?)
⦁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노암 촘스키, 모색, 2001.
2/3쯤 읽다가 접었습니다. 끝까지 다 읽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접했고, 그것이 상위 1%만을 위한 계산된 논리라는 그런 주장과 근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 『인문학 콘서트 1』, 김경동 외, 이숲, 2011.
KTV에서 방송된 내용을 옮겨놓은 책입니다. 최재천 교수의 대담부분이 특히나 기억에 남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가볍지만은 않은 접근이었지만, 인문학이 가벼워야 대중에 먹힌다는 편견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라 퐁텐 우화집』, 라 퐁텐 지음, 신은영 옮김, 미래사, 2006.
앞 쪽 1/3 정도 이솦의 생애를 다룬 부분이 특히나 괜찮았습니다. 우화하면 이솦 밖에 몰랐던 제 안목을 조금 넓혀준 책이었습니다. 이솝 우화도 다시 읽고픈 마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번에 후루룩 읽을 책은 아니고, 매일 한두 편씩 천천히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 『사진에 미치다』, 엄현경·장은혜 글, 티시엔미디어, 2009.
DSLR 카메라를 사고도 사진이 전혀 나아질 기색이 없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선뜻 집어든 책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많이 나아졌습니다. 사진이 나아졌다는 말은 아니고, 제 사진이 별로인 까닭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솔직히 사진도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목적을 갖고 하는 독서가 왜 좋은지 몸소 느꼈던 책입니다.
⦁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뜨인돌, 2010.
그랜드 펜윅 시리즈 4권 중 3권을 읽었습니다. 레너드 위벌리 식의 풍자가 상당히 근사했습니다. 선거철에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책을 잡으면 놓기가 싫을 만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이 시리즈는 한 번 읽어보시라고 강추!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랜드 펜윅 시리즈 4권에 대한 4편의 서평이 모두 다음 뷰의 Best에 선정되었습니다. ‘좋은 책이 좋은 서평을 낳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서른, 법과 맞짱 뜨다』, 한정우, 대림북스, 2012.
북곰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은 책입니다. 리걸 마인드(법적 사고력)의 중요성과 법과 관련된 서적을 좀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이 읽었던 책입니다. 서평단으로 서평을 쓴다는 것은 ‘숙제’같아서 보통 귀찮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예외였습니다. 이 책도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 『그림으로 읽는 生生 심리학』, 이소라, 그리고책, 2010.
독서 수업 중 학생으로부터 빌려서 읽은 책입니다. 제일 앞쪽에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다루었던 부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인간 심리에 대한 여러 대가들의 고찰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엄마가 또 모르는 세 살의 심리』, 제리 울프 지음, 서희정 옮김, 푸른육아, 2012.
반디앤루니스 서평에 당첨되어 받은 사천 몇 백 원으로 구입한 책인데, 완전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그림만 이뻤던 육아서라 기억됩니다.
⦁ 『신영복-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01』, 신영복, 돌베개, 2003.
이 책은 아직 다 읽지 않았습니다. 읽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읽지 않았습니다. 책장을 넘기기 아까운 책. 저는 이 책을 딱 그렇게 봅니다. 이미 출판된 신영복 선생님의 몇 권의 책에서 발췌한 글을 모아놓은 수필집입니다. 이 책은 저의 고전을 넘어서 우리의 고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 『사진으로 보는 옛 한국, 은자의 나라』, 민선식 펴냄, YBM si-sa, 2003.
중학교로 전근 가신 선생님이 떠나시며 주신 책입니다. 처음으로 보는 사진집이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제 아버지의 어린 시절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단 그 주체가 서구인의 눈이었다는 점, 그 때문에 오리엔탈리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자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讀書雜說] 책을 짜장면 먹듯이 후루룩 넘겨서야 되겠습니까? (0) | 2012.04.21 |
---|---|
[지구에서 웃으며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웃고 살기 위한 방법들 (0) | 2012.04.20 |
[해피해피 스마일] 일본 작가가 일상에서 재미를 찾는 방법 (0) | 2012.04.16 |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습관] 메타독서 최고의 안내서 (0) | 2012.04.14 |
이문회우以文會友, 서평가들 최고의 공간은 어디일까? (0) | 2012.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