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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고 사니?(2)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8. 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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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내비게이션

내 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은 완전 꼴통이다. ‘아이리버라는 이상한 회사에서 나온 제품인데, 구입하자마자부터 때려 부수고 싶었다. 위성 신호 잡는데 무조건 10분 이상 걸리고, 심심하면 이상한 섬을 가리켜 익사를 유도한다. 아버지가 충남대학병원에 갈 일이 생기셨다. 바로 그 내비게이션을 빌려달라고 하신다. 안 된다고 거절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본 적도 없으신데, 그 거지같은 내비게이션을 쓰시다가는 달나라로 가실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경로를 검색해서 출력했다. 퇴근하고 드리면 좋아하실 테지. 거지같은 내비게이션을 생각하면 눈에서 불이 일어나고, 기기조작에 서툴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연세를 생각하면 눈에 습기가 찬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이소.

 

#7   짧은 글

하성란의 책을 읽고 있다. 제목이 왈왈이다. 한자는 曰曰. 중의적인 제목이다. 개 짓는 소리나 사람 짓는 소리나 크게 다를 것은 없으니, 중의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모 신문사에 연재한 잡담을 모은 것인데, 글 하나당 650자의 분량이다. 유명작가다 보니 출판사에서 그걸 묶어서 책으로 내준 것 같은데내 글이나 지 글이나 거기서 거기란 생각이다.(좀 더 읽어보니 내 생각이 건방졌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보다 훨씬 윗길이다. 하성란 이사람, 정말 잘 쓴다.) 650자. 이건 참 마음에 든다. 요즘 할 말도 별로 없으면서, 글 분량만 질질 늘이는 악습과 분투 중이다.

 

#8   댓글

찾아가서 댓글 달아본지가 언제인지……. 한때 글 하나당 수십을 헤아리던 댓글이 이제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는 님들에게 감사하다. BUT, 그렇기 때문에 가고 싶지도 않은데 굳이 답방을 하거나, 읽고 싶지도 않는데 굳이 읽거나, 읽고나서 할 말도 없는데 굳이 댓글을 다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다. 사람 때문이 아니라 글 때문에 읽고 댓글다는 것이 바람직한 블로그 생활이라 생각한다. 

 

#9   100원

올레 TV에 100원 짜리 영화가 가끔 뜬다. 최근에『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을 100원 주고 봤다. 공짜라면 절대 그럴 수 없을 만큼 참 열심히 봤다. 100원의 힘은 대단했다. 안철수가 의료봉사할 때  공짜로 약을 줬더니 공기돌로 쓰이더란다. 100원 받고 줬더니 약을 잘 먹더라고 하더라. 하성란도 100원 때문에 카트를 버리고 가는 사람이 없더라며, "백원짜리 동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를 조종하는 것은 겨우 백원. 하찮은 것에 인간이 움직인다는 것을 파악한 작품이다. 저 카트는."이라고 했다.  내 글 읽고 싶은 사람은 100원 내고 읽으시오!

 

#10   진중권

진중권의 트위터를 보다가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옛날 어느 스타한데 한 마디 했더니, 10대 소녀가 들어와 대뜸 말하길, "새꺄, 니가 먼데 울 오빠 씹어?" 지금은 백발 성성한 분들이 들어와 그 짓을 하셔요. "새꺄, 니가 먼데 우리 누나 씹어? 그게 좀 해괴하게 느껴져요.> 옆자리에 정치를 좀 아는 선생님께 물었다. "진중권이 새누리 반대편에 있는 것 같긴한데, 정확히 어디에 서 있어요?" 옆자리 선생님 왈. "민주도 아니고 새누리도 아니고, 그냥 자기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같아. 굉장히 똑똑한 건 맞는 것 같은데……, 하여튼 재미있는 사람이야." 그렇구나. 진중권은 멘사에 가깝구나…….


왈왈

저자
하성란 지음
출판사
아우라 | 2010-12-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등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드러내는 하성란의 속살!섬세한 문장으...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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