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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 없는 표현, 아는 게 없어 공부합니다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9.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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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호 수상록 『문장』의 한 구절.

 

    신부님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은, 남은 사람들의 입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러한 의식적인 소망이, 자신의 말과 마음과 행동에 아주 조그마한 위선을 심게 할지도 모른다는 노파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 구절 더.

 

    성적인 화제에 대해서 낯 하나 붉히지 않고 말하는 태연함은 솔직함 때문이 아니라 천박함 때문이고, 자신의 약점이나 숨겨야 할 치부를 대담하게 노출하는 행위는 솔직함 때문이 아니라 뻔뻔함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든 남에게 쉽게 고백하는 행위 자체를 솔직함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솔직함이 아니라 오히려 참을성이 없는 성급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솔직하다는 것'은 '숨김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솔직하다는 것'은 '꾸밈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이름 석 자, 널리 알리고, 길이 남기고 싶어, 참 열심히 산다.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다. 한 발만 헛디디면 위선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치도 못한 채……솔직. 천박. 뻔뻔, 성급. 잘 아는 단어라 생각했다. 이렇게 얼키고 설켜 있을 줄도 모르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이 참 많다. 무한대다. 무지를 인정하고 겸손해지기! 포기 말고 조용히 노력하기! 꾸밈없이 그렇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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