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까만 부분에(김연수)
● 세월호 사고로 아들 시진을 잃은 어머니. 시진의 수목장에 편지를 남긴 주희. 시진이의 약전을 쓰는 작가. 관찰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 세월호 사고를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에 대한 은유로 나는 읽었다. ○ 누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어떤 별은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예요, 라고 연구원은 말한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바라보는 것, 그것이 관찰자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요, 라고 덧붙인다. 밤하늘 관찰이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은 어둠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시진이가 찍힌, 그러니까 나도 본 바로 그 사진이다. 연구원은 플래시도 켜지 않고, 작은 빛에도 예민한 사진기가 아니라 핸드폰으로, 어둠 속에 묻힌 학생들을 찍는다.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밤하늘을 관찰하는 태도를 학생..
단편소설
2024. 2. 15.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