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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알퐁스 도데의 단편들을 읽고서

독서

by 빈배93 2013. 10. 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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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알퐁스 도데 지음
출판사
북스캔 | 2003-03-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본 도서는 2009년 12월 31일자로 출판사명이 대교베텔스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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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피천득 선생(1910∼2007)의 「인연」에 나오는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이고,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은 알퐁스 도데(1840∼1897)의 「별」에 나오는 "우리 주위의 수많은 별들은 유순한 양떼처럼 소리 없는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별들 가운데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잠들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알퐁스 도데의 선집을 읽었습니다. 도데의 소설들은 보불전쟁普佛戰爭을 배경으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보불전쟁이란 1870년부터 이듬해 걸쳐, 프로이센[普] 중심으로 독일 여러 나라 프랑스[佛]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입니다. 알퐁스 도데는 어떨 때는 시대를 잊은 사랑의 이야기를, 어떨 때는 시대를 아파하는 세상 이야기를 했습니다. 완전히 다를 것 같은 두 이야기는 그만의 서정적인 필치로 하나가 되어 독자가 무엇을 선택하던 애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전자에만 치우치면 현실 도피로 비난을 받고 후자에만 치우치면 스스로를 힘들게 했을 텐데, 양쪽을 균형있게 오가는 도데는 소설적 처세의 모범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군자는 불기不器"라고 했던가요? 예술가의 소명이 영역을 쉼없이 넘나드는 것이라면, "특정 성향의 작품 세계를 가졌다"는 말은 예술가에 대한 모독이 되고, "종잡을 수 없다"는 말은 최고의 찬사가 될 겁니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들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불기不器를 증명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추억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순간, 추억은 다시는 추억이 되지 못합니다. 지나간 사랑도 그러합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이 지나간 사랑과 추억을 터트려왔던가요?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사랑과 추억을 가슴 한 켠에 조용히 묻어두는 게 어떨까요? 묻어둘 사랑과 추억이 없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아쉽다면 「별」을 읽으며, 지나간 사랑과 추억에 물을 줘보는 건 어떨가요?    

 

@ 공주시 의당면 인정식당(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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