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니 ‘뭐 하고 놀 것인가?’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주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이 시대에 만연하는 각종 연애, 오락,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따지고 보면 재미를 주고 수익을 얻자는 것이 아니던가? 언제나 즐겁게 놀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 곳이 바로 유토피아일 것이다. 우리가 잘 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노동도 결국은 ‘먹고 살기’를 넘어서 ‘잘 놀자’고 하는 것이 아니던가?
'항상' '잘 노는 데' 있어 결정적인 방해 요소가 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함께 놀 사람! 술 먹고 놀려면 돈도 돈이지만 밤이라는 시간과 술집이라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는 못되더라도 이야기를 주고받을 미운 친구라도 있어야 한다. 축구를 하려면 어떤가? 낮이라는 시간과 운동장이라는 공간에, 함께 패스라도 주고받을 초딩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러니 제 아무리 좋아도 오랜 시간 잘 놀기는 어렵다. 그런데 시간과 공간과 사람이라는 제약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놀이가 있다. ‘잘 놀자’는 인류의 주요한 화두에 대한 답이 있다는 말이다. 뭘까? 궁금하지 않은가?
정답은 ‘책’이다. ‘책이 재미있다’는 명제는 참일 수 없다. 그러나 재미있는 책만 읽을 수 있다면, ‘책이 재미있다’는 명제는 참일 수 있다. 독자가 책을 읽는 속도와 매일 출간되는 책의 분량을 생각해볼 때, 책은 무한대로 존재한다. 독자가 항상 재미있는 책을 공급받기 위해서 계속 찾기만 한다면, 재미있는 책 역시 무한대로 존재한다.
재미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책 말고도 늘 재미있게 잘 놀 수 있는 뭔가가 있다면, 책을 읽을 이유가 없다. 재미있는 삶을 위해 재미있는 놀거리를 개발해야 함도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시간을 재미로 채울 수는 없다. 그러니 결국 책을 찾을 밖에. 책만큼 시간과 장소와 사람과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 놀거리는 드물다. 그러니 우리는 끊임없이 재미있는 책을 찾아야 한다. 재미있게 살자는 데 그 정도도 하지 않겠다면, 재미있게 살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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