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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헌책 구입

독서

by 빈배93 2013. 1. 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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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춥지만 맑은 날이었다. 아파트 축대에 얼음이 서려있는 것을 보았다. 축대 사이로 물이 베어나오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혹시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런지? 그런 우려를 어디에다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괜히 유별난 사람처럼 보일까봐 신경쓰이기도 하고, 또 말하려고 누굴 찿아가는 것이 번거롭기도 해서, 생각만 했다.

 

   영화『타워』를 보러 갔다가, 조조를 보면 3,000원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내일로 미루었다. 극장에서 내려와 서점으로 갔다. 이책 저책 뒤적이다가, 문득 서면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가진 돈에 맞추어서 최대한 책을 사고 보니 7권. 한 권 한 권이 다 마음에 든다. 현재로는 그렇지만, 책장을 넘겨봐야 정확히 알 일. 오늘 산 책의 목록은 이렇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승리보다 소중한 것』(소설같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후회할 일은 없을 듯). 김정호의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살까말까 망설이며 몇 십장을 뒤적인 끝에 초이스. 명상에 관심이 많은 터라, 중간 중간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많았다). 예림당에서 엮은『100년 후에도 알고 싶은 세계명작단편』(제목은 수없이 들어왔던 주옥같은 단편들이 즐비해서, 역시 후회할 일은 없을 듯.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읽어주기에도 좋을 듯. 아니, 안 읽겠다고해도 억지로 읽어주고 싶다). 파울로 코엘로의 『승자는 혼자다』(파울로 코엘료라는 이름 하나 보고 집어든 책. 누가 뭐래도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팬이다). 알랭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집어들었다. 작가가 누구인지는 관심이 없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 유명한 알랭 드 보통이었다. 그런데, 알랭 드 보통이 건축가였던가?). 북엔북에서 엮은 『모파상 단편선』(누군가가 모파상을 반전의 대가라고 했었다. 이미 읽어 본 『목걸이』가 그랬고. 이 책 역시 아이들에게 강제로라도 읽혀야 겠다는 생각이다. 아이 키우도 보니, 이젠 내 취향도 취향이지만, 아이들의 생각도 하며 책을 고르게 된다). 김명인의 『내면 산책자의 시간』(서울대 다니다 운동하다 투옥되고, 어쩌다저쩌다 대학교수가 되어 영국에 교환교수로 가게 되었는데, 그 영국 생활 6개월간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썼다. 그걸 책을 묶은 게 이 책이다. 100쪽 정도 읽었는데, 그 바람에 나도 블로그에다가 읽기를 쓰게 된 것이다. 좌우지간 똑똑하고, 지독하고, 글 잘 쓰는 인간이 어찌 이리 많은지.)

 

   서점 다녀와서는 모처럼 컴퓨터로 워드를 치며 책을 읽었다.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움베르토 코엘료의 『장미의 이름』을. 『장미의 이름』은 그렇게 읽은지 근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 2권 중의 1권이 끝나간다. 불만은 없다. 마치 연속극 드라마 보듯이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2권은 좀더 느려질 것 같다. 톨스토의 책이 더 매력적이라서 말이다. 김명인의 『내면 산책자의 시간』이란 책도 근 100페이지 쯤 읽었다. 하루에 2시간 밖에 책을 읽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요즘 책 읽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내 생활이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 나도 어떻게든 하루에 2시간은 시간을 만들어서 책을 읽을 테다. 

 

   오후에는 아들놈과 부루마블 게임을 하며 놀아줬다. 혹자는 놀아주는 것이 아니고 놀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 참 힘든 일이다. 고스톱 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무릎이 시큰한 것이. 집사람은 다른 게임도 하나 더 사오라고 한다. 아들놈이 게임 규칙을 무시하고 땡깡을 부리면, 나도 어느새 아들놈과 아옹다옹거리게 된다. 그런 내 모습이 우습다. 그래도 아옹다옹하는 것이 더 교육적으로 나은 것이란 생각이 없지는 않다. 부루마불로 인해서 물건값 계산하고 거스름돈 받는 능력은 확실히 늘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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