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화를 내는 것이 옳은 일인가? 상대의 부당함이 나의 분노를 정당화시키지는 않는다. 나의 화는 상대의 언행과 나의 감정을 분리시킬 줄 모르는 행위이다. 무력한 채 머물며 외부에서 오는 어떤 감정적 힘에도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의 감정에 대응하는 순간, 고스란히 그와 똑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역전이 혹은 투사적 동일시가 일어난다. 타인의 분노에 감염되어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일보다 허망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 “참는 사람이 장사다.”는 외할머니가 어린 내게 들려주신 말씀이었다. ‘무력한 채 머물기’가 곧 참는 일이었다.
(김형경, 만가지 행동, 요약)
지우가 먼저 일어나 거실로 나온다. 따뜻하게 안아준다. 10분이 채 못되어 지민이가 걸어나온다. 지우를 밀며 내품으로 들어온다. 밀려난 지우는 울음을 터뜨린다.
"지민아, 한쪽 무릎에 니가 앉고, 나머지 한쪽 무릎에는 지우 앉히자."
들은 척 만척, 무릎으로 올라오는 제 동생을 손으로 밀친다. 지우는 더 크게 운다. 머리인지, 가슴인지 알 수 없으나, 부글부글 끓는다. 고함을 지른다.
"야! 동생 밀면 어떡해? 너도 한 번 밀어볼까?"
지민이가 손을 들어 내 어깨를 때린다. 아프지는 않지만, 화가 난다. 목청 높여 소리지른다.
"이 ○○, 왜 말을 안 들어? 방에 들어가!"
지민이는 서러운 울음을 터뜨리며 방으로 들어간다. 마음이 안 좋다. 또 목청을 높였구나. 몇 분쯤 있다가 지민이를 부른다. 울음은 그쳤다.
"지민아, 이리와. 동생 밀고, 아빠 때리면 안 되는 거야."
매일 후회하면서, 매일 아침마다 반복이다. 방학은 괴롭다. 집사람이 있으면 이렇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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