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민에게 파리 거리 사진을 보여주며, 그들이 느끼는 시간의 길이를 측정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본 사진의 수만큼 시간을 길게 느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10장의 사진을 본사람은 10분이 지났다고, 15장의 사진을 본 사람은 15분이 지났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목적지를 향해 운전을 할 때 뇌는 마음속에 지도를 만들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정보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그 시간을 길게 느끼게 된다. 반면 돌아올 때는 그럴 필요가 없어 시간을 짧게 느끼게 된다.
(최재천, 통찰, 241p. 요약)
2013년. 내 나이 마흔. 지난 한 해를 생각해보면, 여느 해와는 달리 생각나는 일들이 많다. 유월염천의 도보여행, 100권의 책을 통한 지적 도락, 하루도 빠짐 없이 써내려간 글들……. 한 해 동안 내 눈이 찍은 정보사진의 양은 어느 때보다 많았다. 지난해는 긴 한 해였다.
중국의 어느 시인은 "육체는 정신의 부림을 받는다"고 노래했다. 장자는 "정신이 한없이 자유로운 세상에 노닐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몸은 물리적인 시간의 지배를 받을지언정, 정신은 그렇지 않다. 정신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에 구애받지 않을 수도 있다. 물리적인 시간은 인간의 타고난 수명으로 인해, 조절폭이 그리 크지 못하다. 그러나 심리적인 시간은 마음 먹기에 따라 0∼∞를 오고간다.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서 애쓰는 마음이 심리적인 시간을 늘인다. 이와 동시에 재미도 따라온다. 같은 물리적 시간을 살아도, 더 재미있게 더 오래 살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루 하루는 빨리 흐르고, 한 달 한 해는 더디 가는 삶. 그 비결은, 하나라도 더 보고 더 듣고자 하는 마음과,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떠나는 발걸음에 있다.
[관독일기] 천천히 단단히 자랴야, 곧게 자란다 (0) | 2013.01.19 |
---|---|
[관독일기] 내 새끼라도 징징거리면 밉다 (0) | 2013.01.18 |
빨리 시작된 신학기에 하는 기도 (0) | 2013.01.18 |
아이의 잘못이 부모의 분노를 정당화시키지는 않는다 (0) | 2013.01.17 |
모차르트 효과, 내 아이의 수학 실력이 향상된다? (0) | 2013.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