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몇 포기 힘겹게 기르던 너. 이만큼 키웠으니 장하구나. 코 쥐지 않고서 마주하기 어렵던 너. 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으니 상전벽해(桑田碧海)로구나. 슬쩍 내린 비. 맥없이 잠기는 쓸모 없는 땅. 집 지을 엄두를 낼 수 없는 버려진 땅. 쓸모 없고 버려졌기에 결국은 살아 남아 철마다 싱싱한 풀들을 길러내는구나. 더 많은 풀들을 길러 내어라. 더 많은 생명들을 불러 오너라.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울려 펼쳐라. 주름진 이마의 땀방울을 씻어 주어라. 너야말로 회색 도시의 숨통이로다. 네가 길러낸 생명이야말로 회색 도시의 숨결이로다. 네 속에 깃든 가녀리고 억센 숨결. 그 얼마나 장한 풍경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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