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긴 여정이나 나고 감은 순식간
그 무수한 어린 잎이 고개 드는 것도
떼로 물든 잎이 가는 것도 언제나 순식간
길다는 것이 너무나도 지루하여
신은 찰나 속에다 아름다움을 깃들였다
그 아름다운 순식간의 힘들로
은행나무는 이억 팔천 만년을 버티어냈다
고단함 속에 깃든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을 감싸는 고단함이여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일 수만은 없고
고단함도 고단함일 수만은 없어라
은행나무의 삶과 우리의 삶과
그리고, 또 순식간에 가버린 이 가을
[시집] 싸리나무 (0) | 2014.12.17 |
---|---|
[시집] 겨울산 (0) | 2014.12.12 |
[시집] 사랑스럽다 (0) | 2014.11.05 |
[시집] 쉽게 얻은 것은 없다 (0) | 2014.10.27 |
[시집] 희노애락(喜怒哀樂) (0) | 2014.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