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에 사진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꽃은 휴지로 만든 것입니다. 저의 반 학생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정성스럽게 만든 장미입니다. 한 송이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성이 깃들었지요.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7개월째 책상에 꽂아두었다가 오늘 아침에 작별했습니다. 편지는 학기말에 받은 것입니다.
☞ 한때는 모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선물과 편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상자에 담아 보관하였지요. 부피가 큰 것은 책상위에 세워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책상서랍에 아무렇게나 돌아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정성이 깃든 그것들이 천대받기 시작했습니다.
☞ 그래서 버렸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자기의 편지가 버려진 것을 발견한 학생이 대단히 서운해 하더군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집에 가져가서 버렸습니다. 버리기 전에는 다시 한 번 읽는 신성한 의식을 거쳤습니다.
☞ 대안을 찾았습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시는 선배를 보고 대안을 찾았습니다. 사진으로 남겨두면 되잖아! 편지의 경우 내용까지 다 보이니 아쉬울 게 없습니다. 그 모든 선물과 사진을 평생 갖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혹시 버리는 것을 학생들이 보더라도 사진을 보여주면 충분히 이해하겠죠. 그러고 보니 그냥 버리거나 잊어버린 작은 선물과 편지들이 너무너무 아깝습니다.
☞ 그래도 흐뭇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연례 행사임에도 스승의 날,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그리고 학기말에 받는 작은 학생들의 정성은 우리를 흐뭇하게 합니다. 전국에 학생을 위한 참교육에 헌신하는 모든 선생님 지화자...얼러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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