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이 우리에게 줄 수 없는 것
우리가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면서 우리 사고 속에서 일어나는 풍부한 연관 짓기를 희생하는 위협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웹이 만들어낸 연결은 우리 것이 아니며, 우리가 아무리 많은 시간을 검색과 서핑에 쏟는다 해도 결코 웹의 연결이 우리의 것이 되지 않는다. 기계에 기억을 아웃소싱할 때 우리는 지성이나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 역시 아웃소싱하는 것이다.(284)
나는 블로그를 하면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말하는 풍부한 연관 짓기가 오히려 강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분명히 인터넷의 순기능이다. 그런데 그런 변화가 인터넷 때문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사고가 깊어지고 연관 짓는 능력이 향상된 것은 포스팅을 위한 작문에서 온 것이지 인터넷 그 자체에서 온 것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
□ 인터넷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산만함이다
구글의 수익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우리가 더 빨리 웹 페이지를 서핑할수록, 더 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더 많은 페이지를 볼수록 구글은 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우리가 더 많은 광고를 보게 할 기회를 얻는다. 이 광고시스템은 명백히 어떤 메시지가 우리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큰지 알아내고, 이 메시지를 우리 시야 안에 배치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웹상에서 행하는 모든 클릭은 우리의 집중력을 깨뜨리고 주의력을 완전히 무너뜨리는데, 우리가 가능한 어쩔 수 없이 자주 클릭하게끔 해둔 것은 그럴수록 구글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여유롭게 읽는 행위나 깊이 생각하는 것을 독려하는 것이다. 구글은 말 그대로 산만함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231)
위 내용을 다음 블로그로 옮겨와도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않다. 다음 역시 블로거의 글 상단에 위치한 광고에 많은 클릭이 발생할 때 회사의 수익이 증대된다. 그리고 그 몫의 일부분을 블로거에게 주고 더 많은 클릭이 발생할 수 있는 글을 독려한다. 감히 말하건데, 다음측에서는 포스팅의 질이야 어찌 되었건 무슨 상관이겠는가?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추구인데.
□ 그래서 인터넷을 어쩔 것인가?
이 같은 기술들(지도, 시계, 컴퓨터 등)이 일단 채택되면 이들은 사회를 엄청난 혼란과 완벽한 혼돈 속으로 밀어넣지 않는 한 결코 버림받지 않는다. 그는 지적 기술을 “일단 구조와 완벽하게 통합되고 다양한 주요 하부 구조와 얽히게 되면 구조 내에서없어서는 안 될 요소가 되며, 이 때문에 전체 구조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지 않는 한 제거될 수 없다”고 적었다.(298)
인터넷은 폐기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두발을 다 담그고 있다. 아날로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개인은 가능하다. 플러그를 뽑으면 되니깐. 하지만 수많은 공공기관을 생각해본다면 이미 늦었다.
□ 은하철도 999의 미래 예측
은하철도999에서 ‘어느 행성에 머리 크기는 오늘날의 인류와 같은데, 몸만 엄청나게 비대해진 사람들의 행성이 나온다. 인류의 비만을 그렇게 빗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오히려 과다한 다이어트로 마른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은하철도 999의 미래사회 예측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니콜라스 카의 예측 역시 완벽하게 빗나갈 것이다. 왜냐고? 니콜라스 카부터 사고의 단편화를 인식하고 바로 벗어나지 않았는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메텔과 철이와 역장(출처: 권양님의 블로그. 지우시라면 지울께요^^)
□ 인터넷은 인간의 지성을 파멸로 이끌 것인가?
담배를 끊는 사람이 많다. 다이어트를 성공하는 사람도 많다. 중독된 사람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나는 거기서 희망을 발견한다. 인간은 컴퓨터에 의해 뇌가 변형되지만 변형된 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지성을 갖고 있다. 컴퓨터의 순기능을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균형‘이다.
□ 우리는 인터넷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컴퓨터 사용시간 만큼의 산책과 사색과 독서는 우리 지성에 대한 의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을 맞출 때 인터넷은 지금보다 더 우리의 지성에 봉사할 것이다. 한나절 컴퓨터를 꺼두는 여유를 갖자. 정말 필요한 만큼만 검색하는 절제를 갖자.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의 위험은 늘 있어왔지만 그 위험을 넘어서서 오늘날 까지 온 것이 우리 인류가 아니던가? 난 오래오래 똑바른 정신을 갖고 살고 싶다.
솔직해서, 너무도 솔직해서 아름다운,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읽고 (0) | 2011.04.06 |
---|---|
톨스토이의 [노동과 죽음과 병] (0) | 2011.03.29 |
인터넷은 인간의 지성에 대한 재앙이다(2),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 (0) | 2011.03.25 |
인터넷은 인간의 지성에 대한 재앙이다(1),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 (0) | 2011.03.24 |
투명한 영혼의 노래[연금술사](3) (0) | 201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