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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노동과 죽음과 병]

독서

by 빈배93 2011. 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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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페이지 짜리의 소설도 리뷰거리가 되나?

 

[노동과 죽음과 병]은 대단히 짧은 소설입니다. 삽화를 포함해서 6페이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리뷰로 작성해야하는가, 하고 스스로 물어보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길이는 문제될 것이 없다. 노동, 죽음, 병 각각 수십 권의 책이 될 만한 거대한 주제이니 거장의 생각을 들어보고 혼자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였습니다.

 

□ 지속적인 사랑과 행복의 글 읽기

 

잊어버릴만 하면 사랑과 행복을 주제로 한 글들에 대한 포스팅을 하기로 마음 먹은지 3달 쯤 된 것 같습니다. 잊어버릴만 할 때, 다시 사랑과 행복을 생각하지 않으면, 오래 오래  잊고 지낼 것 같은 두려움 때문입니다. 

   

서사단락분석

 

1. 신이 인간이 일할 필요가 없이 행복하게 살도록 창조하다.

2. 인간이 싸움과 걱정으로 삶을 저주하며 살다.

3. 신이 협력을 통해 사람들이 삶을 기뻐할 수 있도록 노동을 만들어내다.

4. 인간이 무리지어 다른 무리를 방해하며 더 힘들게 살게 되다.

5. 신이 인간이 죽을 시기를 모르게 하여 남은 삶을 더 잘 살게 하다.

6. 인간이 죽인다고 위협하면서 약자들을 더욱 괴롭히다.

7. 신이 병을 내려 보내, 서로를 보살피며 사랑하도록 하다,

8. 인간이 병자를 내팽개쳐 버리고, 사람들은 더 괴로워하다.

9. 신이 인간을 포기하고 내버려두다.

10. 몇몇 인간들이 노동과 죽음과 병에 대해 깨닫기 시작하다.

 

으이그, 구제불능의 인간들!

 

깨달은 인간들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주중에 제가 학교에 있는 시간은 13시간 정도 됩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직장생활은 꼭 즐겁고 행복한 생활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들을 사랑해주는 만큼 학생들의 보답이 즉각적으로 돌아오는 것이 교직이기도 합니다. 수업을 신들린 듯 열심히 하다 문득 아이들을 보면, 신기한 듯이  저를 쳐다봅니다. 그러면 은근히 기뻐집니다. 반면, 수업을 대충하면 모두 눈빛이 급격히 흐려집니다. 이 만큼 빠른 피드백이 일어나는 직장은 잘 없지 않나요? 아이들과 하나가 되는 느낌! 아주 중요한 느낌입니다.

근래에 와서야 몇몇 사람들은 비로소 노동이 어떤 사람들에게 허수아비가 되거나 강제적인 고역이 되어서는 안 되며, 모든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공동의 기쁜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46)

 

깨달은 인간들은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2년 전이던가, [The day after Tomorrow]란 재난 영화를 보았습니다. 엄청난 해일에 아기를 꼭 안고 무기력하지만 차분히 죽어가는 모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곤히 잠들어 있는 제 아이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정말로 이상해지더군요. 일본 지진으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애도를 다시 한 번 표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로 모든 인간이 해야 할 유일한 이성적인 일은 누구에게나 예정되어 있는 연,,,분을 사랑과 일치 속에서 보내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46)

 

깨달은 인간들은 병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평소에 무덤덤했던 가족에게 병이 나게 되면, 저는 제대로 잠을 못 이룹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신 아프게 해 달라고. 한 번씩 아기들이 고열이 나고,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집사람이 아프면 늘 그러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잘 하지도 못하면서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힘이 들지만, 식구들의 병치레 속에서 가족들에 대한 못난 저의 사랑을 확인할 수있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인 것 같습니다.

병은 인간을 떼어 놓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되며, 서로 사랑을 나누는 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깨닫기 시작했다.(48)  

 

가만히 놓아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일요일 날 아이들과 종일 함께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10분 정도 만에 4살 된 큰 아이에게 안 돼소리를 몇 번이나 한 지 알아? 10번은 한 것 같은데.” 오늘 톨스토이의 글을 읽으며 어제의 일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신의 간섭도 인간을 바꾸지 못했는데, 한낱 인간이 인간을 간섭해본들 어쪄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식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지만,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며 스스로 제 길을 찾아가는 것을 기다려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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