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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수학여행] 태진아 동생이 더 유명한 삼사해상공원

학교2

by 빈배93 2011. 4.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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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09시 59분. 드디어 첫 목적지 영덕 삼사해상공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경북대종각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삼사三思'는 이 지역의 명칭이다. 이 지역에 들어오면서, 살면서, 떠나면서 세 번 생각하게 된다고 붙은 명칭이라는 설이 있다. 사람이 어디든 가서, 살고, 떠나며 생각하지 않겠는가마는, 그만큼 아름답기에 붙은 명칭일 것이다. 

 

여행지 어디를 가던, 안내표지판은 지역색이 가장 잘 드러난다. 영덕은 역시 대게다. 대게의 '대'는 다리가 대나무 같아서 붙은 것이지, 크다고 붙은 것은 아니다.

 

영덕은 대게 말고도 일출이 유명한가 보다. 그래서 이런 조형물도 있다. 아주 큰 조형물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지나가던 학생 하나를 불러 세웠다. "바다쪽을 봐라!"고 했는데, 굳이 고개를 돌렸다. 초상권 운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원근감을 표현하기 위해 나무 하나를 앞에 두고 경북대종각을 담아보았다. 종각은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 어디서든 보인다.

 

부산보다 많이 북쪽에 있지만 이곳에도 봄의 흔적들이 곳곳에 드러나있다.

 

사진술이 부족해 일단 무작정 많이 찍었다. 아이들은 주위를 지나면서 "선생님 블로그 올릴 사진 찍으신다"고 말을 하는데, 내 입으로 내가 블로거라고 밝혀놓고도, 거 참 쑥쓰러웠다.

 

천하제일화문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다란 돌덩이를 보았다. '화문석花紋石'은 꽃무늬를 가진 돌덩이다. 종각으로 올라가보니, 이름 그대로 엄청나게 큰 종이었다.

 

경북대종은 '경상북도'가 생긴지 100년 째 되던 해인 1996년에 만들어졌다. 성덕대왕신종, 흔히 말하는 애밀레종을 본떠서 만들었다. 종각옆의 안내판에는 대종의 여러가지 문양에 의미들을 부여하고 있었지만, 그다지 관심이 가진 않았다.

 

종각에 올라서면 종보다도 오히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국민가수 태진아 친동생집'이라는 가게다.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의 말에 의하면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종각 오른편으로 영덕어촌민속전시관이 있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휴관일이었다.

 

500명이 넘는 학생이 갔으면 열어줄 법도 한데, 직원이 아무도 없어 전시관 입구의 대게만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박물관 입구에 있던 우리반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선생님 이 유리창으로 보면 엄청 날씬하게 보여요."라고 말하고는 사진을 부지런히 찍었다. 굴러가는 돌덩이만 보고도 재미있을 시절이다. 

 

박물관에서 다시 종각으로 돌아오니 학년 기획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부장님이 여행 사진 부지런히 찍어서 돌아가면 홈페이지에 글과 함께 올리랍니다." 나는 이미 우리학교에서는 유명블로거다. 사실 우리학교 선생님 중 블로그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종각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바닷가쪽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이 보인다. 길고 복잡한 실루엣이 볼만하다.

 

삼사해상공원을 떠난 버스에서 아이들에게 위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아무도 이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만들어진 풍경이 아닌 땀흘리는 삶의 풍경이 나는 더 좋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몰래 줌인으로 당겨서 찍었기에, 가뜩이나 볼품없는 사진이 더 볼품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삼사해상공원에 이미 두세 번 왔었다. 하지만 이곳은 그저 수학여행 마지막날 화장실에 들리기 위해 정차하는 장소일 뿐이었다. 그래서 아무런 느낌도 추억도 남아있질 않았었다. 수학여행 첫 목적지이기에 새로운 장소로 다가왔다. 코스 선정이 여행에 이런 묘미를 가져다 주기도 하는구나, 란 생각을 해보았다.

 

10시 28분. 딱 30분만에 공원을 둘러보고 아이들에게 버스를 타라고 재촉을 하였다. 이전에는 10분만에 후다닥 떠났던 이곳이 30분으로도 부족하게 느낀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이었을까? 다음에 오면 더 오래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삼사해상공원에 오면서 '재미있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였고, 머물면서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하였고, 떠나면서 '여행은 역시 마음가짐이야'란 생각을 하였다. 그것이 내가 삼사해상공원에서 느낀 '삼사三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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