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나는 선생이다. 그것도 한문(학부는 한문학과를 나왔다)과 국어(대학원은 국문과를 나왔다)를 전공한. 부끄럽지만 논술도 지도해봤다. 한문고전에 대한 비평은 기본으로 해왔다.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된 논술지도도, 한문고전에 대한 비평도 시원찮다. 더 부끄러운 것은 보잘 것 없는 내 글이다(이 말은 단순한 겸사가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글쓰는 사람 따로, 비평하는 사람 따로인게 상식이 된 세상에서(한문학이 전성기였던 시절에는 글쓰는 사람과 비평하는 사람이 일치하였다.) 글 잘쓰는 사람 따로, 글 잘쓰게 가르치는 사람 따로라고 말하면 지나친 자위일까? [글쓰기 초보 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해보려고 한다.(제목은 팰콘님의 [블로그 초보탈출]을 배꼈다. 팰콘님 이해해주실거죠?^^*) 순전히 내 스스로 부딪쳐가며 깨우친 것들을 위주로 엮을 생각이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작문과 관련된 책을 최소 10권은 넘게 보았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 중 순전히 나의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디서 봤다는 기억도 없다. 표절 의혹은 일지 않기를 바란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글쓰기 초보탈출]은 완전한 표절이다.(참, 글쓰기 고수님들을 너그럽게 읽어주시고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꺼이 배우겠습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한 지 100일 쯤 되었다. 곰도 그 정도 정성이면 사람이 되었다는데, 내게는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자문해본다. 내 삶의 전반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났지만, 글쓰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여러 포스팅에서 자꾸 반복되는 말이지만 ,100일만에 나의 글솜씨가 눈에 띄게 발전했기에 스스로가 대견하다. 그 원동력은 누가 뭐라해도 100일동안 계속해서 뭔가를 써내려갔다는 것이다.
처음 블로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서 이웃들의 글을 읽다보니 충격이었다. 그 때 내가 느낀 감정을 가감없이 이야기하자면 이랬다. "글 잘쓰는 놈이 왜 이렇게 많은거야? 무슨 소, 무슨 독서가, 체게바라, 팰콘인지 뭔지까지. 허걱! 용 뭐시기는 미학이나 철학을 전공하는 교수인가? 이런 놈이 뭐하러 블로그에 글을 써, 그냥 책이나 내고 강의나 하지!"(등장하시는 분들 욕한 것 아닌 거 아시죠?^^ 당시 제게 충격을 주셨던 글솜씨의 소유자들이었습니다.)
포기도 잠시 생각했지만, 천만에 그동안 공부한게 아까워서 오기가 생겼다. 그래 한 번 해보자. 그리고 100일이 지났고 왜 그 분들이 그렇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1일 1포스팅'. 빙고! 이게 정답이었다. 하루에 한꼭지씩 하루도 빠짐없이 써내려간 세월이 그런 글을 만들어준 것이었다.
"나는 글솜씨가 없어서 사진만 올리련다." 혹은 "나는 글솜씨가 없어서 댓글도 달기 힘들어요." 뭐 이런 말 마시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니 생각을, 니 글로, 표현해보세요. 당신도 글쓰기 초보 딱지는 떼어내실 수 있답니다. 100일이 모자라다면 1000일만 매일 포스팅 해봅시다. 그러면 당신도 글쓰기 고수 乃 !
우리 큰아이 민민이가 몇달간 블럭을 가지고 논 끝에 만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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