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가을이라지만, 여름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며칠 사이에 갑자기 싸늘해졌습니다. 가을이 분명합니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양복 정장을 하고 출근을 하였습니다. 집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춥지나 않은지, 연로하신 부모님들 혹 감기에 걸리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화요일은 수업이 2시간 밖에 없는 날입니다. 그마저 오전에 몰려있어, 오후 나절 내내 한가합니다. 몸은 한가하지만 마음은 그리 한가하지 못하였습니다. 글 빚이 있어서 제 스스로의 독촉에 시달렸습니다. 며칠 내로 북곰에서 받은 책에 대한 서평을 써야하거든요.
컴퓨터가 눈앞에 있으니 자꾸만 블로그로 신경이 가서 제대로 책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운동장 근처의 벤치로 나갔습니다.
여름이 갔다고는 하지만, 여름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학교의 잡다한 일들을 해주시는 주사님들이 예초기를 매고 한참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무안했지만 그 곁에서 책장을 몇 장 넘겼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미안하였습니다.
‘누구는 팔자가 좋아 시원한 나무 아래서 책을 읽고, 누구는 기름 냄새 맡으며 풀을 벤다’는 생각을 하실 것 같아,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교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주사님, 수고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 어디든 각자 제 할 일이 있다고 하지만, 한 장소에서 누구는 책을 보고 누구는 고된 노동을 한다면, 조금은 미안해할 줄 아는 것이 인정이 아닐까 합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주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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