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19년 전,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그 시작은 부산진성, 동래성이었다. 첫 단추가 잘 끼워진 것인가? 잘못 끼워진 것인가? 연전연패에 몰살을 당한 것으로 보면 잘못 끼워진 것이요, 민중들의 결사항전으로 보자면 잘 끼워진 것이리라.
7년을 이어진 전쟁이 남긴 흔적은 419년이 지난 오늘까지 곳곳에 남겨져있다. 죽어간 사람은 말이 없다. 그들의 흔적도 대다수의 사람에겐 무의미로 전해진다. 그래도 그들이 아름다운 것은 당대의 삶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그 죽음조차 치열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의 이름도, 그들의 삶과 죽음도, 이제는 아는 이가 없다. 잊혀진 그들의 흔적이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 그것이 동래읍성문화축제다. 축제 현장에서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과거를 살펴본다. 축제를 통해 잊혀진 과거가 새 삶을 갖게 되었다.
병든 조선 땅에 살던 백성들이 기꺼이 목숨을 바친 데는 각자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 사연은 잊혔지만, 그 사연들이 모이고 쌓여서, 2011년을 사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사연을 만들어주었다. 현재의 삶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라는 교훈과 함께.
|복천박물관 진입로에 늘어선 동래읍성 역사축제 등|축제 구경을 온 사람들의 차량이 많아 멀찍이 주차하고 올라갔다.
|축제 등에 있는 주 케릭터의 모습|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을 지키던 병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듯 하다.
|복천박물관 앞에서 읍성 북문으로 가는 길|문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축제를 실감할 수 있다.
|행사장 배치도|무슨 축제를 가던지 사전정보를 알고 가는 것은 필수다. 혹 모른채 갔다면 꼭 참조해야할 것이 배치도다.
|생뚱맞은 기업홍보관|문화축제와 기업홍보가 어울어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뚱맞게 느껴지는 것을 어쩌랴.
|장영실 과학동산에서 본 앵무새|축제 현장에서 만난 앵무새. 다가가도 날아갈 생각이 없었다. 어쩌면 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민민이 어깨에 앉은 앵무새|앵무새의 주인이 얹어주었다. 축제가 재미있는 것은 재미있는 사람이 많이 와서가 아닐까.
|제 오빠를 바라보는 우야|입가에는 온통 과자 부스러기. 뭐가 그리 신나는 지 잔디밭을 신나게 걸어다녔다.
|하늘 위에 떠있는 에드벌룬|이번에도 여지없이 집사람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애들하고 좀 놀아주지."
|장영실 과학동산 내 체험코너|해시계를 만드는 체험도 있었지만, 집사람이 선택한 것은, 휴대폰 고리 만들기였다.
|민민이의 휴대폰 고리 도안|이놈의 자식이 황칠을 해버렸다. 속편하게 전위예술의 한 형태라고 생각해버렸다.
|동래읍성의 북문|북문 너머에서 엄청나게 큰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무슨 공연이 있는 것 같았다.
|동래성전투 재현 장면 1|북문 너머에서는 동래성전투를 재현하고 있었다. 상당한 연습을 한 듯 보였다.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은 압권이었다.(사실 이 말도 부족하다.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동래성전투 재현 장면 2|농악대가 등장해서 한바탕 일본군과 어우려졌다. '전쟁중에 왠 농악대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는 나는 감동적이었다. 재현이긴 하되 창의적인 재현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동래성전투 재현 장면 3|성벽을 오르는 일본군들. 바위도 굴러내렸다. 아쉽게도 순간포착에 실패하였다.
|동래읍성전투도|그 사람도 그 건물도 그 성벽도 그대로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남은 것은 역사의 몇 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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