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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즐기는 7가지 방법,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고.

독서

by 빈배93 2011. 12. 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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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창작과 비평사, 1993.

 

1. 조국산천과 문화유산을 사랑하라!

 

유홍준 선생이 책을 통해 끊임없이 하는 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내 집에는 2살 된 딸이 있다. 제법 말 비슷한 것을 하는데, 좀처럼 알아듣기는 어렵다. 그런데 집사람은 90%이상을 해독(?)한다. 아이에 대한 어미의 사랑이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이다. 답사도 마찬가지이다. “이게 뭐야?” “얼마나 대단한가 한 번 보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답사에 나서면, 재미와 감동과 교훈을 얻기 어렵다. 조국 산천과 거기에 우뚝한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갖고 떠나야 한다. 이런 마음이 없다면 집에서 애나 보자!

 

2. 문화유산에 대한 기본 소양을 길러라!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절대적으로 사찰에 몰려있다. 이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특별한 성격이다. 심심산골이라는 지형적 이점이 문화유산의 보존을 용이하게 하였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기본 소양 없이 탑과 불상과 부도를 보면 다 그게 그거다’. 제대로 된 책 한 권의 지식만 있다면 그게 그거에서 다른 점이 보이게 된다. 같은 대상을 두고 누구는 바위로만 보이고 누구는 고인돌인 것을 알아차린다. 그것은 식견과 소양에서 발생하는 차이다. 알아야 면장질이라도 해 먹는다. 즐겁고 유익한 답사를 위해서, 필독서 책 한 권쯤을 읽는 정성은 필수다. 그런 점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검증된 필독서이다. 그게 싫다면 집에서 애나 보라니깐!

 

3. 답사장소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을 읽어라!

 

답사를 통해 유물을 보는 즐거움은 어디로 연결될까? 바로 유물을 통해 개인적 삶과 시대의 흔적을 읽게 되는 것이다. 유물 자체가 말해주는 개인적 삶과 시대의 흔적을 읽어내기란 대단히 어렵다. 그런데 지역마다 혹은 유물마다 지대한 관심을 가진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책으로 남겨두었다. 일전에 일광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오영수라는 소설가를 알게 되었다. 일광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 갯마을을 읽고 다시 찾은 일광해수욕장은 이전에 느낀 일광해수욕장이 아니었다. 조정래의 대장경을 읽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고난과 정성이 한가득 감동으로 다가왔다. 팔만대장경은 이전에 내가 알던 팔만대장경이 더 이상 아닌 게 되었다. 가보고 싶은 답사지 제1순위가 그래서 해인사가 되어버렸다. 답사를 가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관련된 책을 탐독하라! 싫으면? 그냥 애나 보라니까.

 

4. 실용과 현실의 차원에서 문화유산을 바라보라!

 

고택을 가거나 사찰에 가면 의외로 볼 것이 없고 절은 다 똑같은 절로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서 내가 산다면?’이라는 가정을 하고 다시 바라보라. 그래서 바라본 고택과 사찰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실용과 현실적 차원의 이해를 위해서는 한 곳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 어느 정도 실용과 현실에 대한 느낌이 생겼다면, 그 실용과 현심에 묻어있는 이상과 꿈을 상상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5.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하라!

 

안내서에도 없고, 책에도 없는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유홍준은 이 방법을 고급 수준에 올라선 답사객이 주로 취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화유산 답사가 을 배우는 여행이라면 과거의 삶은 유물에서 현재의 삶은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얻는 것이 어떨까? 현재를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면 답사의 의미가 절반은 퇴색할 것이다.

 

6.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맛보라!

 

문화유산은 유형의 유물로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유산이 만들어지게 된 지역적인 차별성을 느껴보는 것은 필요하고도 즐거운 일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그 맛에는 지역민들의 오래된 삶의 방식들이 녹아있다. 삶의 방식이란 다름 아닌 문화이다. 재차 삼차 같은 지역에 답사를 가다보면 음식점을 통해 지역 인심의 변화까지 읽을 수 있는 유익한 활동이 될 수 있다. 답사 가서 아무 음식이나 먹으려면, 답사 가지 말고 집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나 가라!

 

 

7. 사진으로 남기고 글로 남겨라!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허망하다. 영원히 잊지 않을 것 같건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머릿속에는 깜깜한 밤이 내린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면 우리 뇌가 과부하로 터져버릴지도 모르니. 개별적이고 상대적인 문화유산의 특성이나 그 주변의 풍광과 일어난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사진과 여행후기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그곳에 가면 바로 자신이 전문가이다.

 

정리하며

 

답사 준비하며 책 읽느라 즐겁고, 답사 가서 글로만 봤던 유물과 풍경과 민중의 삶을 봐서 다시 즐겁고, 사진을 정리하고 답사 후기를 쓰느라 즐겁고, 나중에 그 기록을 다시 꺼내어 보며 즐거울 수 있으니, 이게 바로 14조가 아닌가 한다. 방학이 왜이리 더디 오는가? 배우자! 떠나자! 느끼자! 남기자! 그리고 활짝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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