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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한 인디언이 주는 교훈

독서

by 빈배93 2012. 2. 2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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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시코시티의 큰 시장 한 그늘진 구석에 포타-라모라는 나이든 인디언이 있었다. 그는 그 앞에 20줄의 양파를 매달아놓고 있었다. 시카고에서 온 어떤 미국 사람이 다가와서 물었다.

 

   "양파 한 줄에 얼마요?"

   "10센트입니다."

   "두 줄은 얼마요?"

   "20센트입니다."

   "세 줄은 얼마요?"

   "30센트."

   "그래도 깎아주지 않는군요." 그 미국인이 말했다. "25센트에 주실래요?"

   "아뇨."

   "20줄 전부는 얼마에 파시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20줄 전부를 팔지 않을 것입니다."

   "안 판다고요? 당신은 여기에 양파를 팔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나는 내 삶을 살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붉은 서라피(멕시코나 중남미에서 어깨걸이나 무릎덮개 등에 쓰는 색깔이 화려한 모포)를 좋아합니다. 나는 햇빛과 바람과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페드로와 루이스가 와서 '부에노스디아스!'라고 인사하고 담배를 태우며 아들과 곡물에 관해 얘기하기를 좋아합니다. 나는 친구를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것들이 내 삶입니다. 그러나 내가 내 모든 양파를 한 손님에게 다 팔아버린다면, 내 하루는 끝이 납니다. 그럼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다 잃게 되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안 할 것입니다."

                                                   -E.T. 시튼 편, 『인디언의 복음: 그들의 삶과 철학』

  <『상상+ 경제학 블로그』246∼247쪽>

 

 

#1. 효율성을 따지는 현대인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효율성을 따져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장보러 가서 생활비를 조금 아낀 것? 장사해서 조금 더 번 것? 그렇게 조금 더 벌고 조금 더 아끼는 것 좋다. 그런데 그 효율성에 기댄 기업들이 짤라버린 내 이웃들과, 취업의 문턱에 조차 접근하지 못하는 내 새끼들은 어쩔 것인가? 

 

   조금 모자라도 넉넉히 품어주고 길러주는 어머니를 우리가 존경한다. 조금 모자란다고 혹은 돈이 안된다고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를 보았는가?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따뜻함을 느낀다. 

 

   군살도 필요하다. 군살이 인체에 유해한 지, 유익한 지 과학적으로 100% 밝혀진 것도 없다. 군살이 나중에 근육이 될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슈퍼 울트라 호르몬이 있는지도 모른다. 내 몸의 군살도 직장 내의 군살도 무조건 추방해야 할 것만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효율성'만 가지고 사람을 제단하는 세상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효율성이 지고지선의 가치척도라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이 '효율성 100%'의 세상에 태어난다면 어떨까? 아마 그곳이 바로 지옥일 것이다. 손실을  조금 감수하고 군살을 붙여두어라. 그리고 근육으로 만드려고 노력해라. 그게 세상 사는 재미고 보람이 아니겠는가?

 

 

#2.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인디언

 

   하루에 8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장. 돈 벌기 위해서만 다닌다면……. 끔찍하다. 8시간을 자고 8시간을 가정에서 보내고 8시간을 직장에서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직장은 가정만큼 소중한 곳이다. 그 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세상을 만나고, 자신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직장생활이라면…….

 

   저 양파를 파는 인디언은 장사꾼이 아니라, 철학자이다. 그는 서구의 오만한 경제학을 전혀 배우지 않았다. 때문에 일을 사랑하며 살 수 있었다. 배워도 가려서 배워야 할 필요성을 있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양파 파는 인디언! 꼭 배워야만 군자가 아니라, 배우지 못했어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 군자라는 공자의 말이 제대로 적용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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