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하나, 생각하나(1): 잠을 깨우는 것은 닭의 울음 소리요, 정신을 깨우는 것은 책 읽는 소리다!
'삶을 만드는 책 읽기'를 보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그냥 보는 것도 좋지만, 강의 내용을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감상문을 남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CBS PD이자 북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정혜윤의 '삶을 만드는 책 읽기'라는 강의를 들었다. 부시시한 머리와 마른 몸매에 눈이 움푹 들어간 비주얼. 기립박수에 대한 강요까지. 미안하지만 비호감이었다. 그러나 '책을 왜 읽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지?'라는 내 고민에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괜찮은 강연이었다.
내가 중심이 되는 독서
정혜윤은 책을 읽으면 딱 두 가지의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하나는 '어, 나랑 생각이 똑같네'이고, 또 하나는 '나랑 생각이 다르네.'라고 한다. 다른 두 가지 생각이 가지는 공통점은 '나와의 비교'이다. 결국 독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나를 중심에 세워두어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 책을 읽어나가며, 끊임없이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정말 나와 다르게 사는구나'를 되뇌일 때, 제대로 된 독서가 이루어진다는 말로 나는 알아들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이 방송을 보고 처음 한 것은 아니다. 오래 전에 생각했던 것인데, 방송을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최근에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지 못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으니,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소개된 몇 가지 책에 대한 생각
정혜윤은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 카잔스키의『그리스인 조르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맞나?)등의 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일단 『보봐리 부인』은 읽을 생각이 전혀 없다. 『이탈리아 기행』은 살짝 겁이 나긴 하지만 보이면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리스인 조르바』는 당장 사 볼 생각이다.
지옥같은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
15분만에 강연을 끝내지 못하고 몇 분을 더 시간을 쓰며 정해윤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세상이 지옥이라면, 거기에 대처하는 방법이 둘이 있어요. 쉬운 방법은 내가 지옥이 되는 것이에요. 세상이 냉소로 가득차면, 나도 냉소해버리며 동화되는 거죠. 그럼 아무런 괴로움도 못 느끼게 됩니다. 어려운 방법은 지옥 속에서 천국을 사는 듯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넓힐 수 있게 도와주는 삶을 사는 거에요." 나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지옥이 되는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고 안전하기는 한데……. 자꾸만 고립되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이 지옥 속에서, 커가는 내 아이들을 떠올려 본다면, 덜 간단하고 덜 안전하더라도, 나의 선택은 후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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