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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효과의 피해자들, 기간제 교사!

학교2

by 빈배93 2012. 6.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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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력한 만큼 얻게 될 것이다.'라는 말은 과연 진실일까? 학교 현장에서 기간제 교사를 보면, 진실이라기 보다는 '진실이었으면 좋겠다'는 믿음에 가까운 말이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기간제 교사들의 상당 수가 교등학교 시절 성적이 전교권에서 놀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급 감축이 계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그들이 정식교사로 채용될 확률은 거의 ZERO에 가깝다. 정말 자질이 뛰어난 상당수 기간제 교사들의 막막한 현실을 보며, 그들보다 부족한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나 교사가 되었고, 그래서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무엇이 '노력한 만큼 얻게 될 것이다'라는 명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인가?  던컨 J. 와츠의『상식의 배반』(생각연구소, 2011.)에서 이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보았다.

 

   삶의 많은 영역에서 마태 효과가 작용한다. 그 이름은 머튼이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해 붙였다. 마태복음은 부에 관해 말한 것이지만(그래서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머튼은 같은 원리가 성공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한 개인이 경력 초반에 성공을 거두면, 그들의 고유한 소질과 무관하게 구조적 우위를 얻어, 이후에도 더 쉽게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상급 연구대학에서 일자리를 구한 젊은 과학자는 2류나 3류 대학에서 일하게 된 동료에 비해 보통 의무적으로 가르쳐야하는 수업의 양도 적고 더 뛰어난 대학원생을 제자로 맞게 되며, 연구비를 받거나 논문을 출판하기도 더 쉽다. 불황기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호황기에 졸업한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소득이 적다.

 

   이러한 사실 자체만으로는 별로 놀라울 게 없지만, 그 차이가 불황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다는 것은 뜻밖이다. 졸업 시기는 분명 개인의 타고난 재능과 무관한 것이므로 이러한 효과가 끈질기게 지속된다는 것은 '마태 효과'가 어디에서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인 셈이다.(주석 1)

 

   대학을 나오고 스펙을 쌓아도 정규직으로 취업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그들의 암울한 현실을 개인적인 노력 부족으로만 돌릴 것인가? 우연이 사회에 작용하는 부분은 대단히 크다. 그러나 우연을 통제하고 개선하기 위해 그동안 인류가 공부해 온 것이 아닌가? 이제는 그 공부를 우연의 피해자를 위해 이용해야 할 때다.

 

   가장 가까운 해결책은 기득권자의 양보다. 내 정년을 줄여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희망을 잃은 기간제 교사들에게 정식교사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그 시스템을 통해 기득권자의 욕심을 제한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면, 그것이 바로 인간다움의 회복이 아니겠는가?

 

(주석 1) 던컨 J. 와츠, 『상식의 배반』, 생각연구소, 2011. pp 279∼281.

 

 


상식의 배반

저자
던컨 J. 와츠 지음
출판사
생각연구소 | 2011-07-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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