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학년 4반 교실. 2012.08.27.
방학이 있어서 아주 오랫만에 들어선 3학년 4반 교실로 들어선다. 아이들이 팔을 동그랗게 말고 인사한다. "선생님, 사랑해요∼!" 긴 방학 끝이라, 4반만의 인사를 잠시 잊고 있었다. 여전히 쑥스럽다. 하지만 언제나 좋다.
에어컨 바람에 하늘거리는 뭔가가 보인다. 4반 아이들은 이런 깜찍한 짓을 잘한다. 거꾸로 매달린 미친 년(?)이 눈에 들어온다. 박쥐도 날고 있고, 병아리도 날고 있다. 오징어도 발을 흔들고 있고, 문어도 발을 흔들고 있다. 별들도 에어컨 바람에 날리고 있다.
ⓐ 3학년 4반 교실. 2012.08.27.
달아 놓은 것들 하나하나의 표정이 제각기다. 하나같이 재미있는 표정이다. 그 아래로 몇몇 아이들은 공부하고, 몇몇 아이들은 엎드려 있다. 고3 교실이라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나는 3학년 4반 교실에 가면 기분이 좋다.
ⓐ 3학년 4반 교실. 2012.08.27.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미술하는 친구들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문과도 아니고 이과도 아닌 친구들이, 아무것도 아닐수도 있지만, 이렇게 깜찍한 것들로, 교실에 생기를 준다. 멋진 작품에 멋진 친구들이다. 공공미술이 별 것인가? 고3마저 미소 짓게 하는 에어컨에 매달린 저것이 그것 아닌가? 빙긋이 웃는다. 3학년 4반에서는 미술하는 친구들이 천덕꾸러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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