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외수가 좋아하는 김태원의 말.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이긴다, 진다는 말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설레면’이라는 말에 설렌다. 그렇지. 설레는 사람, 설레는 일, 설레는 무엇……. 그걸 늘 갖고 산다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어찌 잘 되지 않겠는가? 내가 설레는 것? 아침에 컴퓨터 켜고 글 쓰는 일!
2
식탁에 놓인 횟감을 한 점 집어 먹은 누군가가 하는 말. “별로네. 이 집 회보다는 전에 먹었던 그 집 회가 더 낫지 않아?” 음식을 앞에 두고 나쁜 말을 하면. 음식을 사온 사람이 마음 상한다. 음식을 추천한 사람도 마음 상한다. 음식도 마음 상해서, 스스로 독소를 뿜어댈지도 모르는 일. 그걸 먹는 사람도 좋을 리가 없다. 설사 옳은 평가라도, 음식 앞에서 하는 평가는 조용히 마음으로만…….
3
A가 B에게 함부로 충고를 하면 안 되는 이유. 첫째, 세상일이라는 게 100% 옳은 것도 100% 그른 것도 없다. 따라서 A의 해석과 판단이 100% 옳다고 장담할 수 없다. 둘째, 사람 마음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일을 두고서도, 각자의 경험대로 다르게 인식한다. A의 입장에서는 100% 옳다고 해도, B의 입장에서도 100% 옳다고 받아들일 확률은 지극히 희박하다. 셋째, B가 A의 충고를 100% 옳다고 생각해도, 그 충고를 순순히 받아들여 행동을 바꿀 확률은 지극히 낮다. 경로의존성이라고 해도 좋고, 관성의 법칙이라고 해도 좋다. 넷째, A의 충고가 옳던 그르던, B는 A의 충고를 관심보다는 간섭으로 여길 확률이 월등히 높다.
그래도 충고를 하고 싶다면? 첫째, 상대방이 먼저 조언을 구하도록 할 것.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확보해야 하며, 인격적으로도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보면 남에게 충고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둘째, 말보다는 책을 권할 것. 사람은 남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오로지 스스로 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만 변한다. 책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책을 읽고 변한 사람은 스스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책을 추천한 사람 때문에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셋째, 말을 해야만 한다면, 넌지시 말할 것. 못 알아듣거나, 알아듣고도 모른 척 하거나 행동에 변화가 없는 사람이라면, 충고 따위는 깔끔하게 포기할 것. 넷째, 아주 가끔씩만 충고할 것. 누가 나를 자꾸 가르치려 들면, 본능적인 거부감이 앞서는 게, 인지상정!
앞서 말한 네 가지 방법이 다 불가능하다면? 최소한 감정 상하는 일은 없도록, 그냥 입 닫고 있을 것. 침묵은 금이라는 말은 이 때도 적용된다.
(2012.10.1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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