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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독일기 3] 엄청난 변화라도 많은 사람이 참여한 것은 아니다

잡동사니

by 빈배93 2013. 1.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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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4. 맑음

 

○ 딸아이의 열이 계속 오르락내리락이다. 간밤에도 열이 나서  물수건으로 몸을 닦으려는데, 제가 하겠다며 물수건을 손에 쥐었다. 제 얼굴을 닦고서는 하는 말이, "아빠, 나 이쁘지요?"다. 이놈은 물수건의 용도가 열을 내리는 것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 혼자서만 책 읽고 글쓰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궁극적으로는 집사람과 함께 가야 한다.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집사람을 꼬드겨서, 블로그에 집사람 전용 카테고리를 만들어 대여했다. 집사람의 희망대로 비공개로 설정했다. 아무튼, 이번 시도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서로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면…….

 

○ 알랭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을 다 읽었다. 지난 주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던 책 중에 - 그 책들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음은 틀림 없을 듯하다. 글쟁이라면 어떤 분야라도 상관하지 않고, 공부해서, 해당 전공자보다 더 통찰력 있고 유려한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오늘 본 부분에서 무릎을 쳤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책, 시, 그림 덕분에 인정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았던 우리 안의 감정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현상을 휘슬러가 템스 강을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었다는 말로 재치있게 표현했다. 마찬가지로 일본 승려나 시인들이 글로 표현하기 전에는 오래된 돌이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일부분이다. 책과 그림은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다. 우리를 더 큰 세상에 살게 한다.

 

   "보통 '이탈리아 르네상스'라는 어마어마한 이름으로 알려진 발전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참가자들이 이루어낸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니체는 그것이 실제로는 불과 백 여 명 정도가 해낸 일이라고 말한다."

 

   르네상스조차 그러한데, 나머지 일이야 몇 명의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협조하지 않는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그 몇 명의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어 실천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는 우리 환경이 우리가 존중하는 분위기와 관념을 구현하고, 우리에게 그것을 일깨워주기를 은근히 기대한다. 건물이 일종의 심리적 틀처럼 우리를 지탱하여,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유지해 주기를 필요한다. 그래서 우리 내부에 필요한 것 - 그러나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잊을 위험이 있는 것 - 을 표현해주는 물질적 형태들을 주위에 배치한다. 벽지, 벤치, 그림, 거리가 우리의 진정한 자아의 실종을 막아주기를 기대한다."

 

   청소를 하는 이유, 장식을 하는 이유, 무엇인가를 만들고 배치하는 이유, 무엇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 어디가 멋지다고 느끼는 이유, 모두를 위의 말로 설명할 수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승리보다 소중한 것』을 시작해, 44 페이지까지 읽었다. 장르가 애매한데, 소설 같기도 하고 여행기나 르뽀 같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라톤 매니아임은 유명하다. 이 책은 마라톤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젠가는 다루어야 할 것을 본격적으로 다룬 셈이다. 일단 탄탄한 전개가 무척 마음에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는 '대가大家'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할 듯하다.

 


행복의 건축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청미래 | 2011-08-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자전적 경험과 풍부한 지적 위트를 결합시켜 사랑과 인간관계에 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승리보다 소중한 것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수첩 | 2008-07-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무라카미 하루키, 스포츠의 전장에 서다! 마라톤 매니아인 '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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