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을 당한 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체육복 좀 입고 있으면 안 될까요?」
「왜?」
「물티슈로 의자를 닦고 앉았는데, 누런 색이 묻었어요.」
「정말로 그랬단 말이야?」
「예. 저 말고 다른 친구도 그랬데요.」
「그래? 일단은 체육복 입고, 다음 쉬는 시간에 교복 들고 와봐라.」
Justice 선생이 Pen 선생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그 애가 말하는 거, 들었지?」
P 선생은 잡무로, 그러니까 순전히 개인적인 잡무로 바빠서, 「아, 예.」라고 마지못해 대답했다. J 선생은 「그건 의자의 심각한 결함이다.」「무슨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을 건넸고, P는 묵묵히 잡무에 몰두하였다. 다음 쉬는 시간이 되자, 아까 그 학생이 교복을 들고 다시 내려왔다. 이미 보고가 된 모양인지, J 선생과 교감과 행정실 직원이 함께 누런 색이 묻은 교복을 보고 있었다. P는 일이 안 끝나 여전히 바빴다. 행정실 직원의 말이 등 뒤로 들려왔다.
「이거, 불량 맞네요. 전부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P 선생은 일이 제대로 매듭지어진 것 같다고 얼핏 생각하고 다시 잡무에 몰두했다. 잡무를 끝낸 P 선생은 이런 생각을 했다. <남의 일이라서 사소하게 넘길 법도 한 일을 저렇게 제 일마냥 꼼꼼하게 처리하는 태도는 칭찬받아 마땅한데, 그걸 별나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꼭 있지. 나중에 잘 하셨다고, 아까는 일 때문에 바빠서 성의있게 대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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