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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 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죠

학교2

by 빈배93 2013. 6.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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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trol 선생과 Clear 선생이 복장 단속을 위해 교실를 순회 하고 있었다. 깔끔한 복장으로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은 누구 하나 조는 일이 없었다. P는 확신할 수 없으나, 거기에는 자신의 노력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느꼈고, 그래서 뿌듯했다. 때마침 Selfish 선생이 수업 중이었다. P의 눈에 들어온 교실은 엉망이었다. 반은 자고 반은 듣고 있는데, 자는 아이들 거의가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있었다. C가 물었다. 「P 선생님, 안 되겠는데요. 양해를 구하고 들어갈까요?」「아니, 넘어갑시다.」「무슨 이유가 있으신가요?」「불편해서요.」「저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P 선생님도 그런 일이 있으셨던가 보내요.」 P는 빙긋이 웃고 말이 없었다.

 

 

2

 

   P와 S 사이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문제의 그 날도 P가 S의 교실을 보았다. 엉망진창. 그 이상의 묘사가 불필요했다. <이게 교복 입는 학교의 모습인가> 싶었던 P가 교실 문을 두드렸다. 「수업 중에 죄송합니다. 자고 있는 학생들 좀 불러내어도 괜찮겠습니까?」 S는 넉살 좋게 웃으며 「한 번 봐주이소.」라고 말을 했고, P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났는데, 등 뒤로 학생들의 웃음 소리와 「쌤, 최고에요.」라는 말이 들려왔다. P가 그런 S를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P는 <모두 나처럼 아이들을 들볶아대면, 아이들이 얼마나 숨쉬기 어려울까, 저런 선생님도 필요하지.>라며 넘어갔다. 매번 순회할 때마다 S의 교실은 한결 같았다. S는 학생과로부터의 해방구 역할을 자임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P가 우연히 식당에서 S와 같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P가 「선생님들마다 수업 시작할 때 복장 지도 잠시 하시고 수업하면 좋겠다.」는 말을 꺼내자, S가 대뜸 「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며 인상을 붉혔다. 당황한 P는 침묵했고, 생각을 가다듬고서「뭐, 찔리는 거 있으신가요? 왜 그리 예민하게 반응하세요?」라고 받아쳤다. 그 뒤로 P는 S의 교실에는 절대 접근하지 않게 된 것이다.

 

 

3

 

   C와 S 사이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C는 종이 친 지 10분이 지났는데도 매점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를 학생과로 데리고 왔다. 「몇 학년 몇 반이냐?」는 C의 물음에 아이가 학반을 밝혔는데, 마침 근처에 그들의 담임이었던 S가 있었다. 대뜸 다가오더니 그들에게 「이 새끼 저 새끼」하며 험한 말을 해대었다. 그리고는 C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교실로 돌려보냈다. 황당한 C가 머뭇거리고 있는데, S가 불쾌한 기색으로 「수업 중이면 애를 교실로 보내야지 학생과로 잡아오면 어쩝니까?」라며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뜬금없이 학생 하나가 내려오더니 S에게 다가왔다. 「S 선생님, 우리반 수업이신데요, 안 오셔서 모시러 왔어요.」S는 황급히 교실로 가고, C는 <뭐 이런 X같은 경우가 다 있나> 하며 울분을 삼켰다.

 

 

4

 

   사성師聖이 말했다. 「P와 C에게도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이 비록 학생과에 있다지만,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들의 수업 받을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지도의 효율성과 어려움을 들먹인데도,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을 심하게 나무랄 수는 없다. 복장 단속을 통해 그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개인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었고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아니 자신의 이기심만을 위해 행동하면서, 번번히 교육 현장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거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이가 있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S에  비하면, P와 C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 그러나 P와 C 같은 이가 S를 다스릴 확률은 극히 낮고, S가 P와 C를 다스릴 확률은 극히 높다. 그것이 세상이고, 그런 세상을 재생산하는 곳이 학교며, 그런 세상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곳이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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