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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꼭 해야만 하는가?

잡동사니

by 빈배93 2013. 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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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학생이 아르바이트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성장의 시간을 한낱 푼돈과 바꾼다는 것은 일종의 자학이다. 그러나 푼돈의 자리에 경험이 들어선다면 기꺼이 긍정으로 선회할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대학생에게,「아르바이트 하지 마라.」는 소리를 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생존을 위한 숭고한 것이니 만큼. 그러나 유흥을 위한, 오락을 위한, 아르바이트라면「그만 두라!」고,「풍족하지 않은 자의 자유와 여유를 누리며 내실을 쌓아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학창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커피숍·주유소·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장시간 저임금의 아르바이트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기껏 했던 아르바이트가 과외 정도. 그것도 먼 친척 벌 되는 초등학교 꼬맹이를 대상으로 한. 일주일에 3번 가고, 한 번 갈 때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을 가르쳤고, 월 20만원을 받았다. 한 6개월쯤 하다가 그만 두었는데, 그것으로 나의 아르바이트 편력은 영원히 끝났다. 그럼 뭘 했느냐고? 정독실에 들어갔다.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 <등록금이 80만 원쯤 되는데, 아르바이트로 그 돈을 벌려면 4개월을 일해야 한다. 그럴 거 뭐 있나? 그 시간만큼만 공부하면, 실력도 늘고 돈도 생기는데. 공부 이상의 아르바이트가 어디 있나?> 때문에 아르바이트로 빼앗길 시간이 고스란히 공부시간이 되었다. 그렇다고 죽자사자 공부한 것은 아니고, 아무튼 남들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할애했다. 결과는? 30명 중에 단 한 명에게만 주는 전액장학금을 받았다. 그것도 졸업할 때까지 계속.

  

   그 시절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들은 이제 공무원이 되고 회사원이 되어서 잘 살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던 나도 멀쩡한 직장인이 되었다. 아르바이트 했던 친구들이 나보다 경제적으로 더 넉넉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잘했다>고 자찬을 하는 것이다. 남의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꼭 필요하다면 벌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진땀 흘려가며 남의 돈 벌기를 단념하고,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서 책도 읽고 토론도 하며, 그렇게 내실을 쌓는 것이 좋다. 그런 낭만적인 시절은 벌써 끝이 났다고? 아니다. 내 대학 시절도 그랬고, 그 이전도 그랬고, 그 이전의 이전에도 다들 「살기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래도 다들 한 낭만하며 살지 않았던가? 낭만은, 세상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넉넉하지 못한 상황을 구차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아르바이트?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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