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성과급 제도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성과에 따라 차등해서 돈을 준다 했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는다 했다.
누구는 안 된다 했지만 막을 수 없었고
누구는 돈을 준다 하니 얼씨구나 했다.
객관과 합리를 가장한 기준이 공표되었다.
측정될 수 없는 성과를 측정 받기 위해
측정할 수 없는 성과를 덕지덕지 쌓았고
하나 예외 없이 S와 A와 B를 받아들었다.
S는 A보다 50만 원을 더 받고 우쭐했고
B는 A보다 50만 원을 덜 받고 언짢았다.
성과급 전후로 성과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
성과급 이후에 새로운 성과가 나온 적도 없다.
성과급이 무용(無用)했다는 말이다.
성과급이 무용(舞踊)이나 했다는 말이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과가 영 없는 것은 아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기괴함을 보인 것.
몸통이 그 사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놀라움을 선사한 것.
그 기괴함과 놀라움을 일상화한 것은 분명 대단한 성과였다.
천세(千歲) 만세(萬歲)할 엄청난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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