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선 두번의 방문에서 못가본 인생문과 동장대를 찾아 세번째로 동래읍성에 들어섰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시싯골을 통해서. 저 멀리 인생문人生門이 보이네요. 물론 최근에 복원한 것입니다.
뒤쪽에서 바라본 인생문. 인생문 뒷 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동장대가 나옵니다. 최근 복원된 북장대 서장대 동장대 중 마지막 장대입니다.
해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빨리 갔다가 복산동 벽화마을로 가야합니다. 어두우면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깐.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동장대로 들어가는 입구가 없어요.
동장대를 따라 빙 둘러보아도 역시나 들어갈 데가 없습니다. 안내문에 문화재 보호와 산불예방 차원에서 막아놓았다고 하네요. 이해가 안됩니다. 복원한 건물을 무슨 보호? 생각컨대, 아래쪽 충렬사 때문에 여기만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할 수 없이 철조망 너머로 다시 근접촬영만 하고 내려왔습니다.
동장대에서 바라본 복산동 벽화마을. 두번째 답사 때 이 마을 입구에 작은 벽화를 보고 '저건 뭐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번에 가기로 작정했습니다. 산위로 보이는 누각은 북장대입니다.
입구에 서있는 메탈 호스. 뭔가 있어보이고 벽화마을에 기대를 갖게 하였습니다.
조금 더 가면 부조식 벽화가 나옵니다. 벽위에 그냥 그린게 아니고 그린후 벽위에 꽃과 가지를 붙여놓았습니다. 벚꽃인가?
높은 돌담위에 만들어 놓은 꽃과 푸른 잎. 사람들이 절대 손댈 수 없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헌화가가 떠오르네요. 저 꽃을 따러 기어올라볼까요?
길 반대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과 그의 집. 집이 있는 걸로 봐서 강아지겠지요?
복산동 벽화마을 진입로에 있는 벽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네요. 그동안 많은 블로거들이 왔다갔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벽화마을 내에서 가장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이는 벽화. 그래서 가장 앞에 있고 도로에서 잘 보입니다.
전봇대 옆에 강아지 집 안에 강아지 위에 나비 옆에 벌 아래 잡초 옆에 돌담.
벽화가 대부분 금연과 건강에 관련된 것입니다. 좀더 다양한 주제였다면 볼거리가 더 풍성할텐데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마을에 와서 가장 놀란 것은 벽화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못사는 동내가 이렇게 도심속에 있었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골목길을 헤집고 다녀봤지만 두사람이 어깨를 부딪히지 않을 만한 골목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담벼락 밑에 세워둔 자전거. 아마 끌고 올라오느라 대단히 힘이 들었을 겁니다.
마을 전체에 벽화가 빽빽히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눈을 돌리면 어디서나 벽화를 볼 수는 있습니다.
금연. 금연. 금연. 애연가들은 들어오기 싫을 것 같아요.
마을 내에는 무속인들의 집이 많이 있습니다. 빨래를 저렇게 널어놓은 것을 보는 것도 어릴 때 이후 처음입니다.
금연과 관련없는 듯한 벽화.
벽화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빨래 건조대와 카트를 내어 놓았습니다. 난 이게 왜 더 사실적이고 정겹게 느껴질까요?
골목길 위에서 바라본 벽화들.
색색이 널려있는 수건들과 판자촌 너머 저 멀리 보이는 잘 사는 동네.
나무에 올라앉아 나팔부는 소년. 등뒤로 보일러 관이 삐죽히.
벽화촌 내에서 가장 이쁜 꽃 그림.
금연과 관련되지 않으면 다 보기 좋아.
창 너머로 라디오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여기도 사람이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중화장실. 아침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나는 행복한. 그 다음은 뭘까요?
이레도 비어있는 집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복천로 77번가길. '가'도 길이고 '길'도 길인데 문법적으로 문제가 많은 주소표기법입니다.
전신주 하나에 수십개의 전선이 이렇게 아무렇게나 이어져 있습니다. 주민들의 어깨에 걸린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다보고 내려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벽화입니다.
마을을 구경하면서 처음으로 본 동내 아이들입니다. 웃으며 서로 장난을 치고 올라갑니다. 저 아이들은 가난을 비켜간 듯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마을을 벗어나려 하겠지요?
너무도 가난한 마을이라 사진기 들고 다니기가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조용히 다니며 동내주민을 만나면 얼른 사진기를 감추었습니다. 꼭 한 은 와서 이런 동내도 있구나 하고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자하는(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 벽화를 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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