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새로 배정받은 아이들을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라
들뜬 마음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눈까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줘서 상큼한 출근길이었습니다.
근데 한 통의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금일(2월 14일) 폭설로 인해 임시휴교합니다."
오잉!?
지하철타고 한시간이나 왔는데. 좀 일찍 문자를 보내주던가. 뭐야.
게다가 오늘을 발렌타인데이인데.
내가 아무리 인기없는 교사라지만 그래도 매년 몇 명은 초콜렛을 선물했는데.
발걸음을 돌리는 학생들을 보면서 저는 묵묵히 학교로 갔습니다.
한 시간이나 온 게 억울해서 커피라도 한 잔 하기위해서요.
근데 저같은 아이들이 있더군요.
너무 일찍 학교에 와버린 아이들.
2월 11일부로 저와 작별한 작년 우리반 아이 몇 명이 찾아와 편지와 초콜렛을 주고 갔습니다.
"그래도 잘 올라왔군!^^"
한 시간 정도 컴퓨터를 보다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여름에 백사장에서 놀려고 사놓은 모래놀이 장난감을 들고
아파트 마당으로 큰놈과 놀러 나갔습니다.
눈사람 한 번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못만들었어요ㅠㅠ.
왜 그리 동그란 모양이 안나오는 건가요.
추천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싫으면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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