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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의 공원, 금강공원을 가다

잡동사니

by 빈배93 2011. 3. 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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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공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새벽에 비가 내려 촉촉하게 젖어 있는 공원 산책로를 걷노라니, 상큼한 숲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었습니다. 공원내에는 시지정 유형문화재가 몇 개 있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꼭 보고 말리라는 생각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찾아나섰습니다.  

                     금강공원 문을 들어서면 보이는 물래방아                                                                                       민속공예체험장 

○ 민속공예체험장에 팔순은 넘어보이는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열려있는 문 안 좁은 방에서 앉아 계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망가진 망건을 쓰고 있는 양반상

이주홍문학비 

○ '해같이 달같이 오랠 / 엄마 아빠의 이름'이라는 시구가 마음에 들어옵니다. 금강공원을 나와서 동래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이주홍 문학관이 있습니다. 저번 달에 가 봤는데 문이 닫혀있어서 씁쓸히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납니다.

인적이 없는 공원산책로

 사진작가 독보 허종배 기념비

                               동래부사 송촌 지석영선생 공덕비                                                                                    일제 만행 희생자 위령비

○ 지석영선생은 종두법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우두를 실시한 것 외에도, 한글보급에 앞장섰고, 서울의대의 전신인 경성의학교를 설립하기도 하였습니다. 공덕비는 1988년에 후손들이 건립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는 '일제 만행 희생자 위령비'가 있습니다.

Ropeway station. 또는 케이블카 정류소 

케이블카 안내 표지판. 운행거리 1260m 

독진대아문으로 가는 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케이블카 정류소입니다. 안내표지판이 익살스럽습니다. 제 집에서도 케이블카 철탑이 보이는데요, 한 번도 타본 적은 없습니다. 언제쯤 타 볼 수 있을까요?(이 문장이 복선입니다^^)

갖가지 야생화가 자란다는 공원숲길 안내표지판 

공원 숲길 표지판대로 독진대아문보고, ‘이섭교비내주축성비를 보고 민속예술관에 들렀다가 돌아가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제 5호 독진대아문 

독진대아문은 380년 정도 된 건물입니다. 원래 동래부 동헌에 있었던 것인데. 일제시대 시가지 정리 과정에서 그냥 이곳으로 옮겨졌답니다. 문 양쪽의 현판을 보면 동래부가 지방사령부 겸 일본 전담 외교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동래금강원 표지석

동래금강원 표지석 옆의 또다른 비석

○ 안내표지판이 없어 직접 해석을 해보니, 동래에 유람 온 노인이 아름다운 풍광에 흥겨워하며 군왕의 은덕에 감사한다는 내용이네요.

                            시지정기념물 33호 이섭교비.                                                                                    시지정기념물 16호 내주축성비

내주축성비는 임진왜란후 동래읍성을 수축하고 만든 비석입니다. 이섭교는 수영천에 놓여있었단 교량 이름입니다. 현재 다리는 없고 비석만 덩그라니 남아있습니다. 독진대아문, 내주축성비, 이섭교비, 망미루까지 하나도 제자리에 놓여있지 못하고, 일본사람들이 금강공원으로 다 모아놓았습니다. 그래서 금강공원이 비석의 공원이 되어버렸습니다.

금강원지金剛園誌가 쓰여있는 비석

이 비석이 특이한 것은 일본인이 제작한 비석이라는 것입니다. 위에 비석 위쪽의 몇 자가 훼손되었고, 안내문이 없어 정확한 비명을 알 수 없습니다. 비석 위쪽에 황기皇紀 몇 년에 만든 기념비라 쓰여져 있는데, 여기서 황기은 일본 황제입니다.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데, ‘금강원이 금정산자락에 위치해 있고, 뛰어난 풍광을 갖고 있어 유람하기에 좋은 곳이다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습니다.(이럴 때 한문을 전공한 보람을 느낍니다. 해석이 되잖아요^^ 잘난척해서 미안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비석들을 보고 공부를 하며 이제 곧 공원 뒷문이 나오겠구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내일은 3공원 산책 나왔다가 케이블카 타게 된 사연을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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