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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봄, 생애 처음으로 봄바람이 스쳐간 곳을 찾아보다

잡동사니

by 빈배93 2011. 3. 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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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봄바람이 스쳐간 곳을 찾아보다

블로그 활동을 위해 카메라를 휴대하며 셔터를 눌러댄지 어언 2달. 그러다 보니 겨울이 얼마나 사진 찍을 거리가 없는 계절인지를 알았습니다. 겨울에 대한 낯선 첫 경험이었습니다. 겨울을 처음으로 의식하다보니, 처음으로 봄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38년을 살아오면서 봄이 온 것을 안 적은 많지만, 봄바람이 스쳐간 곳을 찾아본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사진에 관심을 가진 덕이라고 해야할 지, 블로그에 몰두하게 된 덕이라고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 매화꽃과 함께 교정에도 새 봄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신세가 괴로우니 봄같지 않다는 한시 구절)'을 생각하던, 꽤나 추웠던 지난 목요일(3월 3일)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치마를 입고 벌벌 떨면서 등교하고, 쉬는 시간에 치마를 담요로 둘둘 감사고 매점으로 뛰어다녔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아직 봄이 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뒷산이나 가볼까? 봄찾으러.'하고 생각해보았지만, 교사들에게 잔인한 학기초라 엄두도 못내었습니다. 저녁 자습감독이 있어 식사하러 나가는 길에 "아!"하는 마음의 탄성을 질렀습니다. 어느새 우리 학교에도 봄이 살며시 와 있었습니다. 체육관 뒷편 눈길이 잘 가지 않는 구석에 피어있는 딱 두그루의 매화를 보았습니다.  

사진찍을 마음의 여유 조차 없어 이틀만에 다시 찾아가 찍은 매화

○ 연거푸 발견되는 봄바람의 흔적

오늘 아침나절에 집사람이 친구집에 둘째를 데리고 마실을 갔습니다. "저녁먹고 와도 돼?"라는 질문에 "좋을 대로."라고 답을 했답니다. 덕분에 하루종일 4살 짜리 큰놈이랑 놀아주었답니다. 근데 은근히 힘들어서 본가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아버지는 안계시고 노총각 냄새 풀풀나는 동생만 집에 있더군요. 1시간이나 그렇게 있었나. 어머니, 아버지께서 이제 갓 올라온 쑥과 냉이를 케어서 돌아오셨습니다. '아차 카메라! 안들고 왔네'하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첫 봄의 '쑥'과 '쑥국','냉이무침'을 찍을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기장군 철마에 다녀오셨는데, 아직은 쑥이 별로 없는데도, 사람들이 들판에 쫙 깔렸다고 하더군요. 봄나물 캐는 것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은 누구보다도 봄을 빨리 발견하시고 많이 기다리십니다.  

 

○ 학교의 봄 일찍 오지만, 교사의 봄은 한참 늦다

봄의 흔적을 또 찾을 수 있는 것이 화려하게 하늘거리는 봄 옷입니다. 교무실에 앉아 있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잠시 시내에 나갔다왔는데 부끄러워 혼났어. 다들 봄 옷인데, 우리만 아직도 파카야." 야간자습감독 때문에 적어도 4월까지는 옷을 든든하게 입어야만 합니다. 학교가 산이고 아무래도 밤에 복도에서 감독하다보면 춥거든요. 올해는 학교정독실 책임자가 되는 바람에 파카와 함께 봄을 보내야만 할 것 같습니다.

 

○ 빈배의 블로그에도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사진솜씨, 글솜씨 모두 부족하지만, 정성만큼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 조금은 소침해지려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날 깜짝 놀랄 연락을 받았습니다. '세상에나, 내글이 블로그 첫 화면에 뜨다니.' 빈배의 블로그에도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금요일 오전부터 글을 쓰고있는 지금 일요일 밤까지 계속 떠 있습니다. 슬프게도 추천수는 큰 변화가 없지만, 엄청난 조회수에 사흘 내내 기분이 좋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대빵님으로부터 아주 아주 기쁜 연락도 받았답니다.꽃이 좀 늦게피고, 쑥이 좀 늦게 올라오고, 파카입고 자습감독 더해도 될 것같은 기분입니다.    

처음보고 블로그 이슈가 뭔지 몰랐답니다. 그래서 '이게뭐지?'하고 궁금했어요

 

'도심 속 노천 족욕탕을 가다'란 재목에 제 사진까지. 세상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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