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문화를 학교로 이식하여 아이들과 소통하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새학기가 보통 2월부터 시작됩니다. 학년 교체시기가 길어질수록 교실분위기가 어수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벌써 1달이라는 신학기가 지났습니다. 아이들과도 많이 친해졌고, 서로를 열심히 알아가고 있습니다. 학습일기를 매일 검사하며 아이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학부모님과도 소통하며, 블로그를 현실에 적용해보려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습니다.
(관련포스팅:http://blog.daum.net/dks1014/288)
○ 너무나 잘 하는 15반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기대
이틀 전에는 아이들에게 어머님의 댓글을 달아오라고 하였습니다. 한 부모님이 이런 댓글을 다셨습니다.(아래사진) 엄청난 의무감이 제 어깨를 짓누르더군요. 긍정적으로 생각한 끝에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끝까지 잘 할 수 있어! 혹시라도 중간에 그만두는 일은 내게 일어날 일이 아니야!’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지만, 1달 만큼의 노력이 준 행복이 이미 제게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아이들의 눈빛이 아주 좋다’ 혹은 ‘수업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하시네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 부모님의 댓글. '지속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무거운 단어인지 몰랐습니다.
○ 사소함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다
블로그 활동을 하기 전에, 각종 포털사이트에 달린 댓글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미친놈. 시간이 남아도나? 이런 놈은 잡아가던가, 인터넷 접속 금지를 시켜야해!(보통 과격하고 몰상식한 댓글의 경우)” “좋은 생각이긴 한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누가 읽어주기나 할까?” 블로그 활동 후, 댓글이 가지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별 볼 일 없는 빈배의 블로그에 들러 남겨주신 정성스런 댓글은 ‘기쁨’ 그 자체였습니다. 사소한 정성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 분석하는 버릇을 고치고 잔잔히 살펴보게 되다
대학원 다니며 글에 대한 분석과 비평을 배웠습니다. 분석하고 비평하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주위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비평하게 되자, ‘잦은 다툼’이 생겼고 괴로웠습니다. 우연히 긍정과 관련된 책들을 읽게 되었고 포스팅을 하면서 일상을 잔잔히 살펴보며 분석하고 비판하는 병이 많이 치유되었습니다. 가족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비판하거나 부정하거나 슬퍼하는 글은 가급적 싣지 않으려고 합니다. 칭찬하고 긍정하고 기뻐하는 일들에 대한 포스팅이 모두의 일상으로 전이되기를 바랍니다.
○ 수많은 인연 속에 스승을 만나다
현재 제가 구독하는 블로거가 서른 분입니다. 잠시 늘여 보았으나 저로서는 다 읽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고심 끝에 다시 서른 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젠가는 또 다른 깨달음으로 변화가 있겠지만 현재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인연을 맺었고 많은 스승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이런 점을 배웠습니다.
대빵님: 하루에 4시간을 꼼꼼히 읽고 댓글을 다신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힘든 이웃을 위해 지속적으로 서명운동을 홍보하고 계십니다. 저는 대빵님께 블로거로서의 책임감과 정성과 사랑을 배웠습니다.
팰콘님: 블로그 자체를 소재로 짧고 명쾌한 설명의 포스팅을 하십니다. 농촌블로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저는 팰콘님께 블로그의 ABC와 오프라인으로의 적용 가능성을 배웠습니다.
파세르님: 저와 비슷한 시기에 함께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유통분야에 종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문성이 돋보입니다. 궁금하면 바로 고객센터로 전화를 하십니다. 저는 파세르님께 블로거로서의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와 열정을 배웠습니다.
까치님: 카툰을 전문적으로 포스팅하십니다. 카툰 아래에 쓰여진 짧고 철학적인 글들이 매력적입니다. 저는 까치님께 긴 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공룡우표매니아: 엄청난 우표를 소장하고 계시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엄청난 노력으로 갖춘 훌륭한 소재들을 갖고 계시기에 소재의 빈곤에 시달릴 일은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룡우표매니아님께 포스팅의 소재는 머리가 아닌 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이런 블로거가 되고싶습니다.
1일 1포스팅에 휘둘리지 않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우물은 너무 안 퍼도 마르고 너무 퍼도 마릅니다. 하루치 글을 발행하기에 제 정성이 부족하다면 정성이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가장 사소한 글로 보편성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누군가에겐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자신에겐 엄청난 사건일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소할 수도 있는 그런 일들이 보편성을 담지하게 될 때 좋은 글이 되는게 아닐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정성으로 어필하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소재가 없으면 발로 뛰고, 책을 읽고, 아이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겠습니다.
추천을 기뻐하지만 추천을 바라지 않는 블로거가 되겠습니다. ‘팃포텟전략’이라는게 있습니다.상대방이 우호적이면 우호적으로 대하고 상대방이 배신하면 관계를 끊는 전략입니다. 실제 심리게임에서 승률이 가장 높았던 전략입니다. 블로그로 치자면, ‘추천해주면 나도 추천하고’ ‘댓글 남겨주면 나도 남겨주고’ ‘추천 안 해주면 나도 안하고’ 이런 식이지요. 한 때 대단히 매력적으로 생각되어 실제로 이렇게 해보기도 했답니다. [톨스토이단편]을 읽으며 ‘지금 만난 사람’으로 인해 ‘나에게 일어난 일’을 ‘사랑’으로 대할 때가 신이 바라는 것이라는 작은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팃포텟전략은 폐기하렵니다. 좋은 글을 찾아서 정성껏 읽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추천이 없어도 서운해하지 않겠습니다.
○ 꿈이 꿈이 아닌 세상을 꿈꾸며
저의 미래를 알 수는 없습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제가 꿈꿀 수 있다는 것과 꿈을 위해 땀 흘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블로그를 통해 수필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도 언젠가 수필가가 될 수 있겠지요?(부끄럽지만 자랑스런 저의 꿈이랍니다)
우리 아이들의 꿈도 함께 영글어갈 수 있는 좋은 가정을 꾸려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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