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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영혼의 노래[연금술사](3)

독서

by 빈배93 2011. 3.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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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진다는 것이 지니는 의미

부부만큼 좋은 친구가 있을까? 우리 집사람은 나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남들은 우리를 부부교사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말하는 사내 연애아니 교내 연애끝에 결혼을 했다. 집사람은 수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나와 성향이 많이 다르다. 집사람의 처녀 때 이미지는 도시여자였다. 내겐 없는 그 도시스러움에, 나는 이끌렸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참 많이도 다투었다. 도시스러움이 좋아서 결혼했지만 그 도시스러움을 고치기를 요구했던 것이 다툼의 발단이었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자꾸만 내 취향대로 바꾸기를 요구하면 그 설레였던 '도시 여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몰랐다주위사람에겐 착하게 대하려 노력하면서도, 집사람에게는 날카로워지는 못난 내 모습이 부끄럽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었다. 늘 새로운 친구들과의 새로운 만남. 하지만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며칠씩 함께 지낼 필요는 없었다.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 있으면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40)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배우는 거야. 저 사람의 방식과 내 방식이 같을 수는 없어. 하지만 우리가 제각기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길이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지.(142) 

 

내 삶이 어떻게 진행될까?

3개월 전만 해도 지금 내가 이런 생활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은 당시에는 아주 대수롭지 않은 결정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친근감을 느끼는 이웃이 나타나고,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컨텐츠를 생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읽고 생활하게 되었고, 그럴수록 가족들에게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의 심장과 뇌를 꽉 채워버렸다. 내 삶이 어떻게 나아갈 지 알 수 없다. 인생은 불가지의 것이다. 결정은 언제나 시작일 뿐이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보물을 찾으러 가겠다고 결심했을 때만 해도 크리스털 상점에서 일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지. 마찬가지로 이 대상들을 따라 사막을 건너기로 한 것도 내가 결정한 일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야.’(116) 

 

내가 행복해지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최근 3달 정도 집사람과 다툰 횟수가 두 세 번 밖에 안 된다. 그마저도 금방 화해를 했다학교 생활도 더없이 좋다. 친근감을 표하는 아이들도 좀 늘어났다. 옆자리에 앉은 선생님이 글을 쓰고 있는 내게 말씀하셨다. “완전 득도했구만! 안선생 요즘 인상쓰는 걸 볼 수가 없네.” 나도 득도좀하자며, 내가 읽었던 [꿈을 도둑맞은 사람들]도 빌려가셨다. 내가 이러다 산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가 싶다.

어떤 한 가지 사물이 진화할 때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도 더불어 진화한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던 걸세.(중략) 다른 사물의 자아의 신화를 방해하는 자는 그 자신의 자아의 신화를 결코 찾지 못하는 법이지.(223)

 

한 번은 우연이고 두 번은 필연이다

나는 미신을 잘 믿는 늙은 아랍인일세. 내가 믿고 있는 이 땅의 속담이 있지.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249)

오늘 내게 두 번 일어난 일이 무엇일까? 아하, 기분좋게 수업하고 교무실로 돌아왔지. 다음 수업도 틀림없이 만족스러울거야. 또 두 번 일어난 일이 있나? 없네. 한 번 일어난 일은 뭐가 있었지? 아하 옆자리에 앉은 선생님이 나보고 요즘 득도한 것 같다고 했지. 한 번만 더 득도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도 내겐 필연이 되겠지.ㅋㅋ.

 

길고긴 [연금술사] 리뷰를 마칩니다. 꾸벅.

블로그의 '연금술사'되자는 대빵님의 댓글이 새삼 생각납니다.

 

온천장에 있는 뷔페 The party에서. 민민이는 유모차 몰고 다니는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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