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해설사가 늘 따라올 순 없잖아, [절에서 만나는 우리문화]를 읽고

 

대학시절 전국을 답사하다

 

대학시절, 한문학과인 것이 좋았던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었다.

매년 있었던 3박 4일의 ‘문화유산답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나 중요한 이유였다.

대학 1학년 때는 ‘전라북도’를, 2학년 때는 충청남도를.

그런 식으로 4년 동안 우리나라 전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였다.

못 가본 곳이 제주도, 경상남도, 경기도, 경상북도였는데,

그마저도 대학원 때 혹은 졸업여행 때, 가족 나들이 때 다 들러보았다.

 

대학시절 답사를 가는 것은 그냥 가는 것이 아니었다.

주제발표를 하고, 전년도 슬라이드 사진을 보고, 사전답사도 가고(내가 꽤나 적극적이었다),

말 그대로 전문가인 교수님들을 모시고 다녔기에 훌륭한 답사가 될 수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답사의 열풍이 불다

 

당시 영남대 교수로 재직하였던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한문학과 학생들의 답사에 있어 하나의 바이블이었다.

나도 여러 번 정독을 했고, 저자를 따라하며 답사전문가가 된 양 우쭐하곤 했다.

대웅전의 기둥에 기대어 서서 경치를 본다던지, 관광버스의 32번 자리였던가, 하여튼 그 자리에 앉아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다.

뒤에 문화재청 청장이 되어서 엄청난 욕을 먹기도 했지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대대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공로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지금도 깨어진 기왓장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구절은 잊을 수가 없다.

 

아동전문 서점에서 발견한 보물

 

우리 큰 아들 민민이는 매주 ‘책과 아이들’이란 아동 전문 서점에서 책읽기 수업이 있다.

지난 주에는 집사람과 둘째 우야까지 모두 총출동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서점을 둘러보다 1달 전 쯤에 우연히 발견했던 책이 생각났다.

서점 직원에게 책의 내용을 대충 설명해 주었더니 [절에서 만나는 우리문화]라는 책을 갖고 왔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쓴 책인데, 답사 좀 다녀봤다고 우쭐하던 나의 건방을 쿡 찔러주었다.

 

 

저자 황상용 선생은 이런 분입니다

 

박상용 선생은 순천대, 전남대학원, 북경어언문화대학을 다녔다.

2002년부터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대학생과 일반인을 상대로 중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그 이력을 보면 알겠지만 내공이 탄탄하신 분이다.

 

안내판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포스팅은 싫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대부분이 절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절에 관련한 지식이 필수적이다.

이웃 블로거이신 may님 부부께서 이미 사찰 포스팅의 모범을 제시하고 계시지만,

이 책을 통해 절에 대한 지식들을 보충한다면 더 재미있는 답사 혹은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것이다.

재목이 어렵다고 겁낼 필요는 없다.

나는 이미 이 책을 일독했지만, 곁에 두고 틈틈이 활용할 생각이다.

아마 절에 다녀와서 포스팅이라도 할 양이면, 반드시 다시 넘겨볼 것이다.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여행 블로거 중에는 사진만 올리시는 분도 있고, 안내표지판의 내용 혹은 인터넷 검색 내용을 그대로 올리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포스팅에 대해 뭐라 할 만한 처지도 못되지만, 좀 더 퀄리티를 갖추기 위해서는 안내판을 넘어선, 쉽고 재미있는 설명이 개인적 체험과 어우러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공문서같은 설명은 이웃님들도 싫지 않나요? “니는 잘 하나?”라고 물으시면, 저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오”입니다^^*)

 

내용 소개를 대신해 간단한 목차만 제시해본다.

 

 

절에 대한 ABC를 배우고 싶으시다면,

멋진 여행 포스팅을 하고 싶으시다면,

절에 가서 지식인으로 폼 좀 잡고 싶으시다면,

[절에서 만나는 우리문화]을 읽어보세요.

 

   지난 월요일 아침에 비가 살짝 내렸습니다. 아이들이 우산을 말리려 사물함위에 가지런히 늘어놓은 모습이 정말 이뻐서 담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