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4교시는 담임재량시간이었습니다.
사흘 뒤가 시험인지라 아이들이 한참 공부를 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아저씨께서 앞문을 드르륵 열었습니다.
"뽀로로가 보낸 선물입니다!"
"으잉? 뭐지." 교실은 너무도 어이없는 상황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저는 교실을 떠나는 아저씨를 쫓아가 물었습니다.
"진짜로 보내신 분의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아저씨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뽀로로라니깐요!"
'뽀로로'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도 아이들도 그게 누군지는 바로 알았습니다.
우리반 부반장의 별명이 '뽀로로'이거든요.
부반장인 정모모 양은 반장 선거당시에 이런 공략을 내세웠습니다.
"제가 반장이 되면 친구들을 위해 뽀로로 밴드, 뽀로로 마스크, 뽀로로 뭐뭐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겠습니다."
참신한 선거공략 덕분이었는지 부반장이 되었고, 지금도 제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부반장 정모모양을 그냥 '뽀로로'라고 부릅니다.
그 토스트는 뽀로로의 어머니께서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야 뽀로로, 엄마 아버지께서 내가 널 뽀로로로 부르는 것, 알고 계시냐?"
"예, 선생님. 근데 엄마한테 따져야겠네요. 딸보고 뽀로로가 뭐에요."
아이들도 저도 키득키득 웃었답니다.
저는 너무도 재미있어서 급히 교무실로 카메라를 가지러 가면서 말했습니다.
"얘들아, 먹지마. 인증샷 찍고 먹자."
상자를 찍다가 상자 안에 영수증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또 한 번 웃었습니다.
영수증에도 '뽀로로'가 있었습니다.
시험이라고 많이들 힘들어하는 시점에 아이들이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뽀로로 어머님!
뽀로로 토스트 잘 먹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큰 돈 안쓰셔도 되요.
뽀로로는 제 역할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그걸로 족합니다^^
근데 뽀로로가 웃긴 것은 어머님 영향인 것이 확실하네요! 키득키득."
왼쪽 줄 두번째에 토스트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학생이 뽀로로 부반장입니다. 공부도 아주 열심히하는 유쾌한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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