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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없고 인연만 남아있지는 않나요?

잡동사니

by 빈배93 2011. 6. 10.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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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혹은 인연의 마법

 

우리는 끈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그것을 불교에서는 인연因緣이라고 부르고, 호손은 인간성의 고리(Chian of humannity)'라고 표현하였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에는 오프라인 상의 관계만이 있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폰 등 각종 이기들이 등장하자, 온라인상의 관계가 새롭게 나타났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망은 서로 합쳐지기도 하고 나누어지기도 하면서 더욱 다양한 관계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관계망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건 거의 마법이다.

 

관계 혹은 인연의 피곤함

 

소설가 너대니얼 호손은 인간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을 내세웠다.

 

너대니얼 호손은 인간은 부모 · 친구 · 동료 · 이웃 등 주변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한 인간이 반윤리적이거나 비도덕적일 때는 이 고리가 끊어져 결국 불행해진다는 인간성의 고리(Chian of humannity)’ 이론을 내세웠다. 그 바탕에서 쓴 책이 바로 [주홍글씨]이다.”([공부의 즐거움], 138.)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관계를 잇고 끊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게 무지 피곤한 것이다.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윤리와 도덕의 족쇄는 우리를 구속한다.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그 끈에 윤리와 도덕이 달라붙어 있다. 그 관계망에 달라붙어 있는 윤리와 도덕을 관리하지 않으면 관계가 끊어지게 되는데, 우리는 이 때문에 두려움과 초조함을 안고 산다. 나는 하나뿐인데 나와 이어진 관계는 무수히 많다. 그래서 우리가 항상 피곤하다.

 

“100개의 고리를 이어 만든 사슬은 모든 고리가 완벽해야만 쓸모가 있다. 고리가 끊어질 확률이 1퍼센트라면 그 사슬이 끊어질 확률은 자그마치 63퍼센트나 된다.(중략)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속담이 꼭 들어맞는 상황이다.”([판단력강의], 250)

 

인간 관계에 대해서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신이 아니다. 인연이 끊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개인 대 개인의 관계 역시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말자. 모든 것이 완벽해도 어떤 한 부분만 틀어지게 되면 서먹하게 되거나 원수가 되는 것은 확률적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문제다.

 

지긋지긋한 관계망을 찢어버리자

 

인간이 인간인 이상 영원히 관계망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게 되면, 우리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관계망으로부터의 일탈, 그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관계망에서 벗어나 비로소 라는 존재에 대해서 성찰할 시간을 갖게 된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고, 내일도 그렇게 살아야할까? 99% 이상이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99% 이상이 그렇게 사는 것은 경로의존성때문이다.

 

경로의존성이란 한 번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QWERTY 자판의 비효율, 한글 두벌식 자판의 비효율, 영연방 국가들의 차량 좌측통행의 비효율 등은 경로의존성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지식 e] 4, 48)

 

이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내 삶이 어떠한지는 일단 현재의 삶을 벗어나야만 관조할 수 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애써 자위하지 말라. 그건 용기없는 변명일 뿐이다.

 

홀로 떠나는 여행이 주는 치유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나는 법정스님의 책에서 하나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다코타 족 인디언 오히예사는 이렇게 말했다. ‘진리는 홀로 있을 때 우리와 더 가까이 있다. 홀로 있음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절대 존재와 대화하는 일이 인디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예배이다. 자주 자연 속에 들어가 혼자 지내 본 사람이라면 홀로 있음 속에는 나날이 커져가는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것은 삶의 본질과 맞닿는 즐거움이다.([홀로 사는 즐거움], 57)

 

늘 해왔던 모든 것을 집어 던지고 홀로 자연 속으로 들어가자. 그것은 등산이어도 좋고, 여행이어도 좋다. 혼자 몇 일이라도 좋으니 관계가 주는 부담에서 벗어나 라는 존재만을 음미해보자. 인간은 결코 혼자일 수는 없다.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의 끝에 위치한 에 대한 성찰과 관리는 필수적이다. 다 집어던지고 훌쩍 여행을 떠나자! 그래야만 관계망을 지탱하는 나를 온전히 가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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