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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을 읽고

독서

by 빈배93 2011. 7.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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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 책 만큼 대한민국 문화유적답사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또 있을까?

내 개인적으로도 한문학과를 다니던 시절,

매년 2박 3일 혹은 3박 4일로 가는 문화유적 답사에

이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어주었다.

 

학자에서 관료로 갔다가,

다시 학자로 돌아온 유홍준의 이 책은

이전의 책들과는 또다른 감회로 내게 다가왔다.

 

6권의 부제는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이다.

작자가 뜻하지 않게 '상수上手'를 만나고는 감탄사처럼 내뱉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문화재청장 유홍준이 욕을 참 많이 먹었다고 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학자로서의 유홍준으로 쌓은 명성을 

많이 까먹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 그가 다시 학자로 돌아오 쓴 이책을 보며,

학자의 경륜에 관료로서의 경륜까지 덧붙어

유홍준 자신이 '상수上手'가 되어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는 유홍준의 방대한 인맥이 곳곳에 드러난다.

내 대학원 시절의 지도교수님이었던 심경호선생님부터,

지곡서당의 청명 임창순선생님까지.

곳곳에 유홍준의 인맥으로 드러난 분들이 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된 분들이 많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문화유산답사기는 '문화유산에 대한 해설 + 유홍준 개인의 체험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문화유산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하는 이야기가

도무지 재미가 없고 지루하기만 하였다.

오히려 이책의 흥미롭고 가치있는 부분은 '유홍준 개인의 체험담'이었다.

문화재청장 시절의 에피소드, 답사지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한 깨우침.

그런 이야기들의 노출이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 두 가지만 이야기하자.

2010년 5월 30일에 집사람과 민민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된 하얄리아 공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하얄리아 공원을 나와서 바로 앞에 위치한 국립국악원의 한국정원이란 곳에 들렀었다.

한국정원에는 예쁜 조형물이 있었는데, 그게 무엇일까 잠시 궁금했었는데,

알 길이 없었고, 일단 사진만 찍어 두었었다.

 

|한국정원내의 조형물 알고보니 경복궁 교태전의 뒤뜰의 정원인 '아미산 꽃동산'을 모방해 만든 것이었다.

 

그게 무엇인지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기뻤다! 미제로 남겨둔 숙제가 우연한 기회에 풀리는 희열이라고 할까?

알고보니 그것은 경복궁 교태전 뒤뜰의 정원인 '아미산 꽃동산'을 모방해 만든 것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의 일이었기 때문에

기록도 정확히 남아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희열이었다.

역시 인간은 기록을 해야 더 즐거울 수 있는가 보다.

 

|경복궁의 아미산 꽃동산| 한국공원의 모방이 어딘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홍준은 5일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2일은 충청도 산골마을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5도2촌'의 생활이다.

그것이 비어버린 농촌을 살릴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농촌에 사시는 분이 욕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꼭 그리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음에서 어느날 문득 나를 여행블로거로 지명하고,

내 블로그에 '여행'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렸다.

그게 뭐라고 그 이후로 지극히 사소한 여행기를 쓰면서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기를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한

몇가지 교훈을 얻었다. 정리하자면 이러하다.

 

첫째, 여행을 떠나기 전에 공부를 하라.

둘째, 여행을 가서 현지인들과 대화 하라.

셋째, 좋은 여행파트너와 함께 하라.

넷째, 여행기를 쓸 때는 개인의 체험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재미있다.

 

방학이다.

아이들과 집에서만 씨름할 것이 아니라,

약간의 공부를 하고 근처의 문화유산을 찾아 나서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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