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편저, 김명은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5.
나는 “20대에 꼭 해야 하는 몇 가지”, 혹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몇 가지”와 같은 책이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책이 없어서 읽게 되었다. 방학에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 게으름으로 서점 나들이를 한 지도 오래 되었다. 그래서 ‘뭐 읽을거리가 없나’하고 책장 앞을 서성였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였다. 제목이 꺼림직하였으나 읽을 책이 없으니 어쩌랴? 책을 한참 읽다가, 전에 읽은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나는 이 책을 우연히 두 번 읽었다.
이 책은 [리더스 다이제스트]나 [좋은 생각]과 동일한 부류의 책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편자의 목차에 적합한 일상적인 일화들을 잘 짜집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사랑에 송두리째 걸어보기’라는 제목에 적합한 ‘연인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에 편자가 짧은 멘트를 한마디 한다. 그렇게 49가지의 꼭 해야 할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배운 것이 있긴 하다. 말하기보다는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 편자는 해야 할 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해야 할 일과 관련된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다. 그런데 묘하게 정말로 그렇게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일어났다. 해야 할 49가지 일 중 몇 개만 더 들어보자. ‘소중한 친구 만들기’, ‘두려움에 도전해보기’, ‘사람 믿어보기’,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대충 짐작은 되리라.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가 셋이 있다. ‘감동’, ‘천천히’, ‘일상’이 그것이다. 그런데 감동을 주려는 의도가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나 감동을 방해하였다. 편자는 가능한 천천히 이 책을 읽기를 권하고 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쓴 도종환 시인은 '편자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하룻밤에 다 읽혀지는 좋은 책'이라고 칭찬을 했다. 나 역시 하룻밤에 다 읽었다. 그런데, 내 생각은 도종환 시인과 좀 달랐으니, 이런 유의 책은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르겠다. 다음에도 읽은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아 세 번을 읽게 될지. 아마 리뷰를 썼으니 그런 일은 없겠지만.
블로그의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에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종종 올라온다. 그런 이야기 49개를 모아서, 적당한 제목을 붙이고, 내 썰을 집어넣은 다음, 블로그 주인에게 동의를 구해서, 나도 책이나 한 권 내어볼까?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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