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 니시다 후미오, 에이미 팩토리, 2011.
행복한가?
행복이 뭔가?
행복하려면 뭘 해야 하나?
식상한 질문들이다. 그러나 평생을 따라다니는 질문들이다. 이름 꽤나 난 문인들이라면 한 번 쯤은 ‘행복론’을 쓴다. 변두리 블로거인 나는 ‘행복론’을 쓸 만한 삶의 깊이도 없고, 진지한 고민도 해보지 못했다. 그냥 주구장창 행복과 관련된 책만 읽을 뿐이다. 켜켜이 쌓여가는 삶의 끝에 언젠가는 써 질 나만의 ‘행복론’을 떠올려본다.
니시다 후미오가 지은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을 읽었다. 책표지에 아래 위로 붙은 말들이 많다. 다 써보자. 먼저 제목 위에 써진 말.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소중하고 늘 곁에 있지만,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것들에 대하여” 다음은 제목 아래에 써진 말. “나만 위해 아등바등 사느라 무거워진 인생에게” 책표지만 딱 보면 안 읽어봐도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래서 이 책을 안보면 후회한다. 그 아름답다는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도 ‘가족 간의 불화로 둘 다 죽는다’고 정리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지 않는가?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은 읽기에 좋으면서 내용이 깊은 그런 책이었다.
목차 밑에다가 그 내용을 살짝 정리해본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음미해본다. 행복한 맛이다.
Story#1 단 2개월 동안만의 여동생
아내의 투병을 통해, 지금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달은 미치히로. 가족에게 버림받고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이토 토키요. 그들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2개월.
Story#2 세상에 단 하나뿐인 꿈 케이크
이웃 마을의 살인 사건을 통해,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달은 시미즈 신이치.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 꿈 케이크가 만들어내는 밝은 세상 이야기.
Story#3 보석보다 더 아름다운 영혼, 쓰레기산 아이들
쓰레기산에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팔아야만 하는 어머니. 그들의 삶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잡은 이케마 테츠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꿈의 목록을 모두 달성한 사업가 쿠키 마사토.
‘안된다’는 말이 싫고, 꿈을 이루어낼 아이들의 미래를 믿는 로켓 개발자 츠토무.
프로축구 선수에서 한순간에 장애인이 된 코유야 가즈유카. 그를 사랑한 약혼녀 요코. 그 둘이 결혼생활을 통해 만들어가는 희망과 감동의 이야기.
Story#7 일할 수 있는 기쁨, 작은 세탁공장 이야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이 무의미한 세탁공장을 운영하는 두 형제.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두 형제의 마더 테라사, 어머니 교코.
지독히 이기적인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 내 행복을 위해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은 지독히 이기적이다. 이런 이기적임은 기꺼이 사랑할 만 하다. 그대 행복하고 싶은가? 그러면 그대의 행복을 위해 먼저 남에게 행복을 주어라. 방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말과 친절한 마음이면 된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더라.
에필로그에 묘하게 내 마음을 흔드는 구절을 옮기며 글을 접는다.
인생에는 또 다른 ‘성공’이 존재합니다. 인간으로서 성공하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해도 인간으로서 성공하지 못하면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227)
<이 리뷰는 도서출판 타임북스에서 책을 받고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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