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조신영·박현찬, 위즈덤하우스, 2008.
현재 내가 Daum View를 통해 구독하는 블로거는 스물 한 분이고, 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은 이백 열 한 분이다. 한 때 내가 구독하는 블로거의 숫자를 백 단위까지 늘려보기도 했지만, 도무지 그분들의 글을 다 읽어낼 수도 없었고, 다 읽을 필요도 없다는 것만 깨닫고 물러섰다.
요즘은 하루에 1시간 정도만 이웃들을 방문하며 글을 읽는다. 그래서 스물 한 분의 글을 읽는 것도 버겁다. 스물한 분 중에 블로그를 거의 쉬고 계시는 분이 삼분의 일이나 되면서도. 어떤 이웃이 좋은 이웃일까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 『경청』이라는 책을 읽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에게 남겨줄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청의 힘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큰 감명을 받았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마음을 얻는 비결이다'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였다. 뻔한 소리다. 그런데, 소설 속 스토리를 통해 전달된 주제는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급기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얼마나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을까?"
"그래, 정말로 정성껏 한번 들어줘보자. 한번도 그래 본적이 없잖아."
"내 아이들의 이야기부터, 내 아내의 이야기부터 잘 들어보자."
"나는 과연 블로그 이웃들의 글을 얼마나 잘 읽어주었을까?"
"그래, 대충 읽고서, 많은 사람을 추천하고, 많은 댓글을 달기 보다는, 적은 사람이라도 정말 잘 읽어주자."
"그래 구독자부터 정리하자. 진짜로 잘 읽어줄만한 분만 남기고 떠나 보내자."
이 글을 마무리하고, 스물 한 명의 구독자를 다시 정리할 생각이다. 한 10명 정도로. 그리고는 남은 이웃의 글을 지금보다 두 배 세 배 꼼꼼히 읽을 생각이다. 현재의 내 생각이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공부의 깊이가 더해져 또다른 방향이 잡히면 그땐 또 다른 결심이 들어서리라.
책 읽은 시간만큼을 생각하기 위한 방법 세가지 (0) | 2011.11.03 |
---|---|
이 책을 읽고 박경철을 욕하라,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0) | 2011.11.01 |
여행 블로거들의 필독서, [떠난다 쓴다 남긴다] (0) | 2011.10.28 |
근엄과 엄숙의 시대는 끝났다, [재미] (0) | 2011.10.27 |
당신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입니까? [우리가 잊고 지낸 것들] (0) | 2011.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