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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았소

잡동사니

by 빈배93 2012. 9. 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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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사십이 되도록 초야에 묻혀 살았다. 임진년 왜침이 있자 분연히 일어나 의병을 모았다.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왜적을 격파했다. 아군에게도 적군에게도 그의 명성은 높아 갔다. 그를 시기하는 자가 있어, “도당을 모아 백성을 함부로 죽이며 괴롭힌다.”고 경상감사에게 무고를 하였다. 감사 역시 그의 전공을 질투하던 차라, 조정에 그 내용을 보고했다. 놀란 조정에서 조사를 해보니, 사실 무근. 이 일로 감사는 파면되고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는 척후병을 잘 썼다. 적의 동태를 잘 파악해 허점을 공략하니 백전백승. 왜적은 그를 몹시 두려워했다. 한 번은 그가 전투 후에 큰 상자를 남겨두고 갔다. 왜군이 그 상자를 열자, 수만 마리의 벌떼가 나와서, 부대가 혼비백산했다. 며칠 후 또 길에 상자를 버려두었는데, 이번에는 왜군이 그 상자에 불을 지르자, 펑하고 폭발하니, 일개 부대가 풍비박산 났다. 그의 전법은 측량키 어려움이 이와 같았다.

 

   나라에서는 그에게 통정대부, 성주 목사, 진주 목사, 경상 방어사, 통제사, 함경 감사 등 여러 벼슬을 내렸으나 모두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왜란 후 깊은 산중에 숨어 살다가, 우레 소리가 요란하다가 맑게 개이던 날에 우화등선羽化登仙하니 그의 나이 68세였다. 붉은 도포를 즐겨 입어서 홍의장군으로 더 유명한 그는 바로 의병장 곽재우(15511619).

 

   체 게바라의 진퇴를 두고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홍의장군 역시 체 게바라의 그것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으셨냐?”고 물으면,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 그 외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오.”라고 답하지 않으실까? 먼 남미까지 갈 필요도 없이, 이 땅에도 홍의장군과 같은 분은 여럿이 있어왔다. 이 땅만 그런 것도 아니다, 세계 곳곳에 그렇게 살다간 분이 많다. 단지 우리가 모르거나 알면서 지나쳤을 뿐이지.

 

+) 곽재우의 전기는 『맹꽁이서당』의 56∼61쪽의 내용을 재구성하였다.

 


웅진 맹꽁이서당 세트 15권

저자
웅진주니어 지음
출판사
웅진주니어 | 2005-12-10 출간
카테고리
아동/유아전집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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