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쉽게 얻은 것은 없다
2014.10.27 by 빈배93
[시집] 희노애락(喜怒哀樂)
2014.10.02 by 빈배93
[시집] 작은 꽃
[시집] 아버지
2014.10.01 by 빈배93
[시집] 장작
2014.09.30 by 빈배93
[시집] 발효
2014.09.19 by 빈배93
[제2시집] 나무와 바람과 나
2014.09.18 by 빈배93
[제2시집] 자기소개서
2014.09.17 by 빈배93
한겨울을 견뎌내고 잎을 달고 꽃을 피워서 벌 나비를 꼬드겨 겨우겨우 수정을 하고 건강하지 못한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땡볕과 장마 속에서 고독을 견뎌내고서야 비로소 한 알의 붉은 사과가 영근다. 수백 수천의 책을 읽고 하염없이 생각하며 수천 수만의 파지를 만들고 그보다 더 많은..
잡담 2014. 10. 27. 08:08
계곡을 지나며 소란 피웠던 게 부끄러워서 그제는 시내로 가서 도란도란 흘렀습니다. 시내를 지나며 흘렸던 말들이 부끄러워서 어제는 강으로 가서 침묵으로 흘렀습니다. 강을 지나며 말 없던 무심함이 부끄러워서 오늘은 바다에서 갈매기랑 조개랑 놀았습니다. 달빛 아래 바람을 만나서..
잡담 2014. 10. 2. 10:39
작은 꽃에는 작은 나비가 날아들고 큰 꽃에는 큰 나비가 날아든다네 작은 꽃에 큰 나비가 날아들지 않음은 먹을 꿀이 얼마 되지 않아서일 게고 큰 꽃에 작은 나비가 날아들지 않음은 꿀샘에 대롱이 닿지 않아서일 것이네 작은 꽃에 큰 나비가 날아듦은 어쩌다 있는 일이지만 한 때일 뿐이..
잡담 2014. 10. 2. 09:36
사람을 짜서 기름이 나오면 어디에 쓸까 그 기름 짜서 하늘이 나오면 어느 강을 흐르게 할까 -이병률, 「사람」 별이 없는 도시가 싫다던 아버지는 한 뼘만큼 작아진 등판으로 오늘도 기어이 집을 나섰다 아버지는 '0'을 한 개라도 더하느라 모진 목숨 틀 속에 넣고 야물게 짰다 통장으로 '..
잡담 2014. 10. 1. 10:20
내게도 꽃 같은 시절이 있었지. 푸른 하늘보다 더 푸르던 시절이 있었지. 눈비 속에서도 의연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그때도 지금처럼 저 금강은 구불구불 자랐고 나 역시 금강처럼 느릿느릿 흘렀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려치던 그날 허리 꺽여 무참히 주저 앉는 순간에도 결단코 다..
잡담 2014. 9. 30. 08:13
사랑의 유효기간이 두 달이라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겠어. 사랑을 맑은 물에 씻어서 소금을 뿌려 재어두었다가 젓국에 마늘, 생강, 파를 넣고 고추가루 살살 뿌린 다음 갈치 한 마리 토막토막 내어 함께 치대서 항아리에 담아 땅 속 깊이 묻어두고서 한두 달만 잊고..
잡담 2014. 9. 19. 14:51
그렇게 살지 마라고 나무라는 나무 나처럼 살아 보라고 바라는 바람 그 속에서 고개 숙이고 고개를 넘는 나 * 무욕(無慾)의 나무라고 하지만 욕심이 없지는 않다.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늘로 하늘로 기기묘묘하게 뻗어가지 않던가. 그러나 그뿐이다. 나무의 욕심은 조금도 추하..
잡담 2014. 9. 18. 11:32
십구 년을 괴롭게 살았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 밤 새워 가며 천 자나 썼는데 아무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며 열심히 열심히 공부했는데 쓸 말이 하나도 없었다. 억지로 억지로 써놓았는데 치장한 빈말만 주렁거렸다. 말 잘 들은 나의 십구 년은 공허한 몸..
잡담 2014. 9. 17.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