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임선생님을 보내고서
2014.12.31 by 빈배93
[시집] 방학
[시집] 감기
2014.12.24 by 빈배93
[시집] 콩나물
2014.12.19 by 빈배93
[시집] 싸리나무
2014.12.17 by 빈배93
[시집] 겨울산
2014.12.12 by 빈배93
[시집] 은행잎
2014.12.02 by 빈배93
[시집] 사랑스럽다
2014.11.05 by 빈배93
잘 가시오 일 년 동안 고생 많았소 그대만한 이도 드물었소 간다는 말도 부끄럽고 잘 가라는 말도 민망하지만 그래도 그대 잘 가시오 대마는 불사라지 않소 그대의 고운 그 마음 어디를 간들 이지러지리까 세상 어디 가서라도 그 마음 담은 그 몸 성히 잘 지내시오 방학 맞은 아이들의 가..
잡담 2014. 12. 31. 10:57
이제 그만 놓아 주어라 비뚠 곳도 없고 그른 것도 없는 이 이상한 이상 세계에서 이때만이라도 잠시만이라도 당산나무 나부끼는 피륙처럼 넋을 놓고 춤을 추어라 그믐밤 새벽에 푸른 물감 풀어 놓듯이 그 하늘에 아침 까치 지저귀듯이 긴 밤 홀로 걸어온 반가운 손님 맞이하듯이
잡담 2014. 12. 31. 08:21
내가 추운 것은 날이 추워선가 내가 추워선가 네가 추운 것은 날이 추워선가 내가 추워선가 몇 알의 감기약으로는 몇 줄기의 온수로는 멈출 수 없는 가련한 육신의 떨림이여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이 겨울밤은 깜깜하고 저녁나절 칭얼대던 아이들은 곤히 잠들었다
잡담 2014. 12. 24. 08:07
콩 한 줌과 시루를 준비해 콩은 작고 단단한 놈들이라 좋고 시루는 너무 크지도 너무 솔지도 않아서 좋아 맑은 우물물에 그 콩을 깨끗이 씻어서 바닥에 얌전히 깔고 한 솥 가득한 어둠을 풀고 그믐 달빛을 한두 숟갈 넣고 저은 다음에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소리랑 새근새근 잠든 막내 숨소..
잡담 2014. 12. 19. 10:41
# 1 목 수: 너는 약해서 들보로 쓸 수가 없구나. 싸리나무: 하지만, 달리 쓸 데가 있지 않겠습니까? 목 수: 너를 어디에 쓴단 말이냐? 불쏘시개나 되어라. 싸리나무가 들보로 쓰일 수 없다 해도 그것이 싸리나무의 잘못은 아닌데 목수는 그것을 모르고 태워버리고서는 문짝을 달 때 싸리나무..
잡담 2014. 12. 17. 12:12
마음 가는 대로 주고 아무 것도 원(願)치 말자 했더니 텅빈 산자락 마른 가지 사이로 솜털 같은 햇살 비치어 오고 다람쥐 쪼르르 나무 위로 오른다 * 조금 해주고 많은 걸 바라면 안 되겠지. 많이 해주고 조금 바라는 것도 좋지 않아. 마음 가는 대로 해주고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을 때, 마음..
잡담 2014. 12. 12. 10:14
삶은 긴 여정이나 나고 감은 순식간 그 무수한 어린 잎이 고개 드는 것도 떼로 물든 잎이 가는 것도 언제나 순식간 길다는 것이 너무나도 지루하여 신은 찰나 속에다 아름다움을 깃들였다 그 아름다운 순식간의 힘들로 은행나무는 이억 팔천 만년을 버티어냈다 고단함 속에 깃든 아름다..
잡담 2014. 12. 2. 10:11
보아주는 이 없고, 보살펴주는 이 없어도 기어코 피어올린 작고 보잘 것 없는 풀꽃 한 송이 온갖 정성으로 자란 장미야, 너는 우쭐대지 마라 나는 저 작고 보잘 것 없는 풀꽃이 더욱 자랑스럽다 열심히 해서 잘하는 친구, 나쁠 것 없다. 게을러서 못하는 친구, 억울할 것 없다. 게으른데 잘..
잡담 2014. 11. 5.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