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봄
2015.02.26 by 빈배93
[잡담] 새떼의 입국을 금하라
2015.02.23 by 빈배93
[잡담] 삼랑진 역에서
[잡담] 일공사이 번지
[잡담] 무엇에 대한 단상
[잡담] 할 말은 아니지만
[잡담] 나보고는 왜 안 웃어
[잡담] 양동마을에서
@ 부산, 철마(2014.03.30.) 봄 1. 춥지가 않다. 바람이 좋다. 묵은 빨래를 모두 끄집어내어 욕조에 담고 비누 거품 가득 풀어 맨발로 꾹꾹 밟아서 바람 부는 창가에 널면 지난 겨울이 바삭거리며 말라갈 테다. 그 곁에 새로 산 우리 딸 분홍드레스도 팔랑일 테다. 2. 새 옷 입고 새 가방 매고 입학..
잡담 2015. 2. 26. 09:09
@ 부산 온천천(2014.09.14.)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 갈대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 일렬 이열 삼렬 ..
잡담 2015. 2. 23. 15:10
@ 경남 밀양 삼랑진역(2015.01.22.) 삼랑진 역에서 물은 낮고 평평한 곳을 찾아 흐른다. 물이 가는 길을 사람도 좋아하여 물길은 사람길과 나란하였고 물이 모이는 곳에 사람도 모여들었다. 그 넉넉한 길 위에서 어떤 이는 떠나갔고 어떤 이는 돌아왔다. 영채는 삼랑진역에서 미국으로 떠났다..
잡담 2015. 2. 23. 13:45
@ 경북 울진 백암산(2015.02.13.) 일공사이 번지 그 넓던 길이 차 한 대 겨우 지나는 길이었다.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던 언덕이 몇 걸음 안 되는 둔덕이었다. 대성약국도 영광반점도 광무여중도 없었다. 광무여중 옆 이발소도 우리집 가는 골목 입구의 쌀집도 영주네 ..
잡담 2015. 2. 23. 13:41
@ 금정산 옥불사(2015.01.20.) * 봄은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다. * 하나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파라. 마르탱 파주의『비』처럼. * 노년 최고의 오락은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이다. * 딴 길로 새고 싶다면 새라. 더 큰 배움이 있으리니. * 새로운 공부는 전문용어의 습득에서 시작된다. * 어휘의 너비..
잡담 2015. 2. 23. 12:53
@ 해운대 백스코(2014.10.03.)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 젊을 때는 안 그랬다고 했다 그를 말하는 선배도 그가 말하는 선배도 묘연했다 한 번도 제 할 일을 미룬 적이 없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거들어준 일도 기억나지 않았다 먼지 한 톨 날리는 일 없이 평생이 적적했다, 그것만은 또렷했다
잡담 2015. 2. 23. 12:36
@ 부산 온천천(2014.09.14.) 아들 놈은 갓난 동생을 두고 쓰레기통에 쏘옥이라고 했다 집사람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이라고 했다 딸 아이는 오래비에게 떠밀려 넘어져 우렁차게 울었다 나는 고함치며 화를 냈고 아들 놈은 서럽게 울었다 동생보고는 웃으면서 저보고는 왜 안 웃냐고 ..
잡담 2015. 2. 23. 12:24
@ 경주 양동마을(2015.01.25.) 양동마을에서 우리가 왜 가난한 집에서 자야 되는 건데 나는 가난한 집에서 자는 것보다 호텔에서 자는 게 더 좋단 말이야 철부지 아들 놈의 말에 나는 면목이 없었다 애비는 농주 한 주전자에 일찌감치 골아 떨어지고 애들은 제 어미와 아궁이에서 구워온 고구..
잡담 2015. 2. 23.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