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교양 있는 동네 아줌마의 수다

독서

by 빈배93 2013. 6. 14. 08:04

본문

1

 

   난 신간 서적은 잘 안 사. 왜냐고? 비싸잖아. 굳이 신간이 아니라도, 재미있는 책은 무한정 널려 있어. 그거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지. 그러다 보면 금방 1년이 지나고, 신간이 구간이 되잖아. 그 때 사는 거야. 난 베스트셀러라는 것도 잘 안 사. 왜냐고? 그냥 남들 다 읽는 책이라서 나도 읽는다는게 영 마뜩찮아서 말이야. 삐딱하다고 해도 좋고, 반골 기질이 있다고 해도 좋아. 난 소설은 잘 안 사. 왜냐고? 소설이란 게 한 번 쓰윽 읽고 나면 다시 읽을 일이 잘 없잖아.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물론 소설 아닌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난 여자 작가의 소설을 잘 안 읽어. 내가 무슨 남성우월주의자라서 그런 건 아니야.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랄까, 수다스러움이랄까, 그런게 나랑 영 안맞더라고. 그런데 신간이고, 베스트셀러고, 소설이고, 여성작가의 것인『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샀어.  내 습벽을 모두를 동시에 위배한 거지.

 

 

2

 

   내가 왜 그랬을까? <짧은 소설>이란 말에  끌렸기 때문이야. 내가 요즘 소설 비슷한 것을 쓰고 있어. 나는 분명 소설이라고 쓰는데, 남들은 그렇게 안 보는 경우도 있어서, 소설 비슷한 것이라고 말한 거야. 아무튼 단편이라고 해도 원고지 100장 정도는 예사잖아. 내 필력으로는 단편 하나 쓰는 것도 힘들더라구. 그런데 신경숙의 이 짧은 소설들은 원고지 20장 내외의 것들이야. 나도 이런 식으로 쓰면 되겠다 싶었지.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한 2주 정도 망설이다가 결국은 샀지. 한 3분의 1쯤 읽었는데, 배울 게 많아. 나름 재미도 있고. 나도 이미 짧은 소설 써놓은 게 좀 있어. 원고지 분량으로 치면 편당 10장 내외로. 신경숙 것의 딱 절반이지. 그것들 개작해서 20장 내외로 만들어볼까 싶어. 그러면 나도 책 한 권 낼 수 있을까?

 

 

3

 

   지금 이 글의 문투가 평소의 나답지 않지? 그럴거야, 신경숙의 문투를 따라해본 거니. 그러고 보면 난 참 귀가, 아니지, 눈이 얇은 사람인 것 같아. 김훈을 읽으면 김훈을 따라하고, 천명관을 읽으면 천명관을 따라하고, 신영복을 읽으면 신영복을 따라하니 말이야. 뭐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 글을 끄적인지 3년이 채 안 되는 내가, 벌써 내 문체를 갖는다는 게, 좀 위험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잖아. 한 10년 쓰면 내 문체가 생기겠지? 안 생기면 할 수 없고. 암튼 이 책, 내 예상대로 동네 아줌마의 수다 차원이야. 따뜻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그게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 딱 좋아. 만약에 과했다면 『TV동화 행복한 세상』이 되었을 거고, 덜했다면 그냥 평범한 여성 작가의 어떤 소설이 되었을 거란 말이지.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책값 12,000원이 아깝지 않은 책이야.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3-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신경숙이 들려주는 스물여섯 개의 보석 같은 이야기!신경숙의 짧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