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덕도(2013.08.11.)
섬은 섬으로 남고 싶지만
사람이 섬으로 남겨두지 않더라.
지난 8월 10일∼11일에 황덕도에 다녀왔어요. 부산에서 거가대교를 타고 거제도로 들어가서, 거제도에서 다시 칠천대교를 타고 칠천도로 들어간 다음, 칠천도에서 다시 통통배를 타고 넉넉잡아 3분 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황덕도에 닿습니다. 황덕도에는 스무 가구에 서른 분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요, 여느 섬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연세가 많으십니다. 황덕도에는 펜션이 두 곳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에서 묵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섬을 둘러봤는데 깨밭이 참 많았습니다. 때문에 길가에서 깻단을 널어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황덕도 앞에는 생뚱맞게 커다란 기둥 네댓 개가 솟아 있습니다. 2016년 완공 예정인 황덕도와 칠천도를 잇는 다리의 기둥인데요, 그 다리가 건설되고 나면 황덕도도 섬 아닌 섬이 될 처지입니다. 제가 묵었던 펜션의 주인아저씨는 아늑한 섬마을이 난장판이 될까봐 우려하셨습니다. 그런데 땅값 운운하는 논리에 결국은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교각을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자본의 논리는 강하고도 무섭습니다.
[이 한 장의 사진] 미나리꽃 (0) | 2013.08.23 |
---|---|
[이 한 장의 사진] 지리산둘레길 (0) | 2013.08.22 |
[이 한 장의 사진] 중간고사 (0) | 2013.08.21 |
[이 한 장의 사진] 천정 무늬 (0) | 2013.08.21 |
[이 한 장의 사진] 파래소 폭포 (0) | 2013.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