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 한 장의 사진] 배롱나무

사진

by 빈배93 2013. 9. 17. 06:00

본문

배롱나무 @ 경남식물원(2013.09.08.)

 

   하늘로 쭉뻗은 편백나무도 좋지만 여인의 속살같은 줄기를 가진 배롱나무도 좋습니다. 지난 겨울, 홀로 병산서원에서 하룻밤를 묵었습니다. 해질녘 만대루에서 본 느릿느릿한 낙동강은 일품이었습니다. 서원 앞에 서있는 여인의 속살같은 뽀얀 줄기를 가진 배롱나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배롱나무는 줄기가 벗겨져 매끄럽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 여러가지 은유로 읽힙니다. '여인의 속살'로 읽히기도 하고, '선비의 청렴'으로 읽히기도 하며, '출가자의 탈속'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때문에 배롱나무를 안채에 심지 않는다거나, 향교·서원·사찰의 앞마당에 즐겨 심기도 하였습니다.

   배롱나무는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해서 양지바른 곳을 좋아합니다. 7월∼9월에 걸쳐 붉은 꽃을 100일 동안 피웁니다. 그래서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국화과의 백일홍과 구분하해서 목백일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자미화紫微花라고 합니다. 

   이무기를 처단하러 떠난 임을 위해 100일 치성을 드린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임은 살아돌아오면 흰 돛대를 달고, 죽어 돌아오면 붉은 돛대를 달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무기의 피가 튀어 흰 돛대가 붉은 돛대가 된 것을 몰랐던 여인은 그만 자결하고 맙니다. 얼마 뒤 핵일홍이 그 여인의 무덤에서 자라났습니다. 때문에 백일홍은 '떠난 임을 그리워함'이라는 꽃말을 갖게 되었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붉은 백일홍의 꽃은 슬프고도 아름답습니다.      

반응형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한 장의 사진] 유쾌한 장승  (0) 2013.09.20
[이 한 장의 사진] 성묘  (0) 2013.09.19
[이 한 장의 사진] 발걸음  (0) 2013.09.16
[이 한 장의 사진] 편액  (0) 2013.09.15
[이 한 장의 사진] 약단밤  (0) 2013.09.1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