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자전거여행』을 베껴 쓴 지 스무날 쯤 되었다. 이제 70%쯤 베꼈다. 1시간 정도 베끼다보면, 연필이 닿는 중지의 첫번째 마디가 무지 아프다. 쉬고 싶지 않아도 쉴 수 밖에 없다.
『자전거여행』은 상당히 좋은 책이지만, 그것만 읽다보면 지겨울 때가 있다. 그래서 베끼기를 쉬는 시간에는 다른 책을 읽고 있다. 그 책이 조정래의 『대장경』이다. 그런데 자꾸만 빨라지는 독서의 속도 때문에 워드프로세서로 치면서 읽는다. 워드를 치며 읽는 것은 사흘 전부터 시작했다.
베끼고 칠 수도 없는 상황이 생긴다. 가령 지하철 같은 곳. 그런 상황을 대비해 또다른 책을 읽고 있다. 『꼬마철학자, 코페르니』가 그것이다.
집에 와서 읽는 책도 따로 있다. 손에 뭔가를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내 습성 때문이다. 집에서 읽는 책은 소로우의『월든』이다.
그렇게 베끼고 치고 읽는 시간을 합하면 하루에 최소 5시간은 된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권 정도 밖에 읽지 못한다. 만족스럽다. 구절 하나하나가 내 머리 속에 살아있는 듯해서 말이다.
내가 요즘 블로그에 소홀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천천히 책읽는 즐거움이 너무 커서, 책 이외의 것에는 시간을 뺏기기가 싫어서이다. 소박한 독서가님이 몇 천 킬로를 걸었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블로그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다면 기꺼이 떠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그게 시들해지면 다시 돌아오면 그뿐이니.
모두들 재미있고 보람찬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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